이달 증시 입성 롯데렌탈·크래프톤 주가 하락세흥행 참패 이어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 연초 과열 분위기 진정, 하반기 IPO 흥행 여부 관심
  •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은 가운데 신규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공모가를 밑도는 새내기주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에 새롭게 상장한 기업 중 25일 기준 공모가를 하회하는 기업은 씨앤투스성진(34.1%), 에브리봇(-29.6%), 에이치피오(-23.9%), 씨앤씨인터내셔널(-17.0%), 한컴라이프케어(-12.4%), 롯데렌탈(-11.5%), 크래프톤(-9.4%), 피비파마(-0.6%) 등이다. 

    이달 들어서만 롯데렌탈, 한컴라이프케어, 크래프톤 등 3곳이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하반기 IPO 대어로 주목받으며 공모주 열기를 이어가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미국발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 등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IPO 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상장 전 공모주 거품 논란이 제기된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에 직면하면서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 참패를 겼었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청약이 가능했음에도 공모주 일반 청약은 증거금 5조358억원에 경쟁률 7.79대 1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인 지난 10일에는 공모가 대비 8.8%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롯데렌탈 주가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앞서 IPO 과정에서부터 흥행에 실패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선 크래프톤과 비슷한 성적을 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상장 이후 4거래일 연속 추락하면서 ‘공모주의 배신’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달 전반적인 시장 조정 흐름이 IPO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신규 상장기업들이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주가 수익률로 종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연초 과열 분위기가 진정됐다”고 진단했다. 

    공모주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하반기 시장 흥행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등 조단위 IPO가 상장을 준비 중이며 시장 유입 가능성이 높은 기대자금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9월 2~3일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7~8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후 9월 중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는 5만2000~6만원으로 공모금액은 최대 1조800억원 규모다.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로 한 차례 상장 일정이 미뤄진 카카오페이도 IPO 일정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만 평년 대비 2배 규모에 달하는 약 3조5000억원의 공모가 이뤄졌으며, 8월 말 현재까지 13조원 이상의 공모 자금이 조달됐다”며 “공모 규모가 커짐에도 투자수요 공모 청약경쟁률과 청약에 앞선 기관들 간의 수요예측 경쟁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개별 공모 참여자에 돌아가는 배정분은 적어지기에 공모주 청약 참여를 통한 배정수량 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는 환경이다. 이에 상장 이후에도 좋은 주가흐름을 보일 수 있을 만한 종목을 선별해 장내매매를 통해 추가 수익을 모색할 수 있다”며 “상장 당일의 수익률, 소위 따상만이 공모주 투자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