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비둘기적 발언에 기술적 반등 성공…당분간 완만한 흐름 예상경기 피크아웃·델타변이 우려 여전…3200선 이후 상승폭 제한 전망내달 초 국내외 각종 경제지표 발표로 시장 방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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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100선 밑으로 조정받았던 코스피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으로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다. 당분간 완만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반도체 업황 불안,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만큼 상승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39% 오른 3133.90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도 공세에 하락을 거듭했던 코스피는 3100선을 회복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각)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공식화하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조건 충족까진 "갈 길이 한참 남았다"고 말하자 시장이 안도한 덕분이다.

    테이퍼링과 관련 연준 내 매파적 목소리가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은 완화적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코스피가 모처럼 반등에 성공한 만큼 3200선 재돌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지속해 완만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여의도 전망이다. 

    증권가 금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3050~3250선이다. NH투자증권 3060~3200, KTB투자증권 3070~3250, 케이프투자증권 3050~3190선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조정을 겪은 뒤 기술적 반등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1차 반등 목표치는 3200 초반으로, 추가 반등 여력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전까지 투자심리의 안정과 증시의 반등 국면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를 끌어올릴 재료가 부족한 만큼 3200선을 회복한 뒤엔 다시 박스권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곧 발표될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매크로 모멘텀 피크아웃(고점 통과)에 대한 우려를 지속시킬 수 있다"며 "코스피가 단기에 기술적 반등 목표치를 넘어설 만한 동력을 갖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 우려는 물론 반도체 업황 불안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점도 상승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테이퍼링 속도에 관한 논란과 금리 인상 문제가 잔존하고 있다"며 "당장 금리 인상 우려는 줄었지만 반도체 업황 불안감과 환율 문제, 중국 규제 부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당분간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도세 흐름도 증시에 부정적이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코스피에서만 4473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이달 들어 총 7조1456억원을 순매도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일선(3050선) 지지에 성공했지만 시원하지 못한 반등 흐름"이라며 "중요 변수였던 환율은 안정화됐으나 미·중 경기 둔화 우려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의미한 순매수 유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내달 초 대거 발표되는 국내외 각종 경제지표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중국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미국 8월 고용지표, 한국 8월 수출입 동향·제조업 PMI 등 시장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박석현 연구원은 "대다수 지표의 전월대비 둔화 폭이 크지 않고 수출 개선세가 이어진다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수보다는 금리 인상 시기에 맞춘 업종별 순환매 대응을 조언한다.

    김영환 연구원은 "낙폭 과대주들의 단기 반등 이후에는 박스권 아래서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면서 "금리 민감주(은행)과 국내 리오프닝 관련주를 주목하라"고 밝혔다.

    박석현 연구원도 "연휴 이전까지는 금리 상승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민감주와 가치주 비중 확대가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