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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이 상반기에 중금리 대출 확대로 자산이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1일 공시된 주요 저축은행들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우선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경우 상반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한 672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4.9% 증가한 1936억원을 달성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및 중소기업 대출 확대, 유가증권 투자 이익이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상반기에 영업수익이 5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순이익은 53.8% 증가한 148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페퍼저축은행은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3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억원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확대로 자산규모가 늘어나면서 이자수익이 늘어나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이익 확대의 요인이다”라고 강조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836억원, 7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18.1% 증가했다.
JT저축은행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6% 늘어났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총자산 증가로 이자수익이 늘어나면서 영업수익이 증가했다”며 “이자비용 및 대출채권 관련 손실, 판매관리비가 감소해 당기순이익도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20.1% 증가한 3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자산 증가도 두드러졌다.
SBI저축은행은 상반기에 자산 11조8539억원을 기록하며 유일한 10조원대 규모를 유지·확대하는 추세를 이어갔다.
OK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한 9조8351억원의 자산을 기록하며, SBI저축은행에 이어 10조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페퍼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각각 5조1158억원, 5조2225억원을 기록하며 5조원대로 자산 규모를 늘렸다. 이외에 JT저축은행도 1조6302억원으로 소폭의 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하반기 전망은 불확실하고 암울한 측면이 크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총량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율 21.1%를 맞추기 위해 하반기에는 대출 증가율이 정체 또는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연봉) 이내로 제한하도록 주문했다. 무엇보다 DSR 조기 시행 여부가 가장 관건이다. DSR이 연말이나 내년초에 조기 시행되면 저축은행들에는 큰 부담이 된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하면서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 대출 규제 속에서 예금금리를 인상할 경우 그만큼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상반기보다는 경영환경이 나쁘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업계 전반적으로 위축경영이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