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 산유국들이 기존 감산 완화 규모를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0.09달러 상승(0.13%)한 68.59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76달러 하락한 70.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1.40달러 내린 71.59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OPEC+는 매달 40만배럴씩 감산을 완화하는 기존의 점진적 증산 계획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7월 합의 내용을 유지한 것이다.
특히 이날 회의는 불과 1시간 만에 끝내며 일사천리로 합의를 봤다.
블룸버그는 "역대 OPEC+ 회의 중 가장 빨리 끝났다"고 전했다. OPEC+ 산유국들의 다음 회의는 10월4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이례적으로 직접 성명을 내고 OPEC+의 증산 규모 확대를 촉구했다. 미국의 증산 압박에도 OPEC+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등을 이유로 증산 규모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OPEC+ 합동기술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원유 수요 회복으로 하루 90만배럴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내년에는 하루 160만배럴가량 과잉공급에 놓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 전망치는 기존 하루 250만배럴 과잉공급에서 줄어든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OPEC+의 이날 결정으로 내년 초에 원유 시장이 과잉공급 상태로 돌아설 것이라며 브랜트유가 내년 말 배럴당 6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 수준보다 15%가량 낮아진 것이다.
에너지지수 제공업체 알레리안의 스테이시 모리스 리서치 디렉터는 "현 유가 수준이나 재고 상황에서는 OPEC+가 기존 계획을 변경할 상황이 아니다"며 "OPEC+가 현시점에서는 기존 계획을 고수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원유재고는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7일 마감한 주의 원유 재고가 716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S&P글로벌플랫츠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0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감소 폭이다.
휘발유 재고는 160만배럴 감소했을 것이라는 예상과 정반대로 130만배럴 늘었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마무리됐고,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가 커진 탓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