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지난달 중순부터 마지막 상세실사 진행코로나19 팬데믹으로 토목과 플랜트 수익감소 우려정창선 회장 의지 강해 인수 중도 포기 없을듯
  • ▲ 대우건설 노조가 중흥건설의 인수합병에 반대하고 있다.ⓒ연합뉴스
    ▲ 대우건설 노조가 중흥건설의 인수합병에 반대하고 있다.ⓒ연합뉴스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막바지 단계에 이른 가운데 해외사업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준공 일정이 늦어진 사업장이 많아 우발채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총파업을 강행하는 등 인수를 반대하는 노동조합을 설득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법무법인 광장과 회계법인 삼일PwC와 함께 지난달 중순부터 대우건설 상세실사를 실시하고 있다. 3~4주간 진행되는 상세실사 과정에 우발채무, 추가부실 등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빠르면 이달안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중흥건설은 지난달 2일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가진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를 2조1000억원에 인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과 함께 KDBI에 500억원 이행보증금을 낸 중흥건설은 향후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이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

    중흥건설은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상세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매각 실패 당시 해외건설 부실이 드러나면서 딜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당시 호반건설은 우협대상자 선정 이후 3000억원 가량의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사업 관련 부실을 발견했다. 해당 현장의 부실도 컸지만 향후 다른 사업지에서도 비슷한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해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 역시 해외사업이 가장 큰 변수라고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 매출액 4조1464억원, 영업이익 4217억원, 당기순이익 2869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다만 토목과 플랜트 사업에서 수익이 급감했다.

    올 상반기 토목 부문은 629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86억원 대비 16% 가량 줄어든 수치다. 영업손실도 194억원에서 341억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플랜트 부문은 매출액이 6248억원에서 4268억원으로 32% 감소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수주물량이 몰렸는데 올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공사를 본격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서 "하반기 이후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흥건설측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정창선 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중간에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예기치 못한 부실이 발견되더라도 심도 있게 검토하되 KDBI와의 조율점을 찾아가겠다는 방침이다.

    KDBI측도 그동안 해외 대형 공사수주를 지양하는 등의 위험관리로 우발채무 발생을 사전에 방지해온 만큼 이번 상세실사 과정에서 부실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조 반대는 여전히 불안요소로 꼽힌다. 대우건설 노조는 초기 입찰과정에서부터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 특혜 매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총파업도 예고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DBI와 중흥 모두 강한 의지를 갖고 이번 매각을 추진하는 만큼 수천억대 큰 부실이 발견되지 않는한 딜이 깨질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올 연말까지 인수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