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선별수주로 리스크·출혈경쟁 최소화조합, 비교대상없어 득보다 실…경쟁입찰 기대
  •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건설사들의 단독입찰이 늘자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계획중인 조합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으면 조합원 입장에선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는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이상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사업규모가 크거나 서울, 부산 등 주요 입지에서 시공사가 단독입찰해 유찰을 거쳐 수의계약되는 수순을 밟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대부분 경쟁구도가 형성됐으나 올해초부터 단독입찰로 무게 추가 기울었다. 건설사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선별수주 전략을 펼친다고 입을 모은다. 몇해전까지 입찰 불패로 여겨지던 하이엔드 브랜드도 최근 제 역할을 못하고, 정비사업 입찰 준비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쉽게 경쟁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A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호황기를 맞으면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려는 조합들이 늘다보니 시공사들 대부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수주 전략과 원칙을 세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단독입찰에 따른 수의계약 방식이 늘자 조합원들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수의계약은 경쟁없이 한 시공사가 단독으로 사업과 관련된 내용을 제안하는데, 비교 대상이 없다보니 건설사가 주도권을 쥐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단독입찰로 수주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일부 사업지에서도 A건설사가 공사비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조합원들이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뽑아야하는 노량진5구역, 흑석9구역 등 조합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노량진5구역 조합은 시공사 선정 입찰마감일을 이달 6일에서 16일로 10일 가량 연기했다. B건설 단독입찰로 수의계약 시나리오가 점쳐졌으나 시공사 선정 일정이 지연되며 이변이 생겼다. 일부 조합원들은 다양한 시공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길 기대중이다. 

    새 시공사를 뽑아야하는 흑석9구역에서도 수의계약은 피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A건설 등 3개사가 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사업을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나 A사의 단독입찰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입장에선 단독입찰하는 것이 당장의 출혈경쟁을 피하고 리스크를 감소할 수 있겠지만, 높은 공사비를 제시하거나 사업제안에 있어 조합과 갈등을 빚을 경우 결국 시공사 교체 등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