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시설 표방… 건축법상 분양가상한제 미적용고분양가 숙박시설-오피스 공급지역, 아파트값 '껑충'강서·강동구 올해 최고… 부산진구는 전주比 2.5배
  • ▲ 서울 강동구 라이브 오피스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 투시도. ⓒHDC현대산업개발
    ▲ 서울 강동구 라이브 오피스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 투시도. ⓒHDC현대산업개발
    주거시설을 표방한 편법·변종 수익형 부동산에 수요가 몰리면서 인근 아파트값 시세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1주 서울 25개구 가운데 전주대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0.30%)로, 21주 연속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노원구를 제쳤다.

    강서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7월부터 10주 연속으로 오름폭을 확대하면서 올 들어 최고치에 이르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생활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전용 49~111㎡ 총 876실 규모로, 분양가는 8억100만~19억1700만원이다. 건축법상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해 높은 가격에 분양된 것이다.

    특히 주택에 적용되는 각종 세금·청약·대출·전매 규제를 피할 수 있고, 편법을 동원하면 실질적으로 거주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평균 657대 1, 최고 6049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르웨스트'와 인접한 마곡엠밸리 7단지 전용 84.9㎡의 경우 지난달 20일 16억원(7층)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 매매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였던 같은 달 5일 14억9000만원(2층)과 비교하면 보름새 1억1000만원이 뛰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마곡동은 이날 기준으로 최근 두달새 아파트 매물이 39.2% 급감해 이 기간 서울에서 매물 감소 폭이 가장 큰 동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고분양가 수익형 부동산으로 들썩인 지역은 모두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 '하이엔드 라이프 오피스'를 표방하며 공급된 강동구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의 경우 4군(전용 204~296㎡)의 분양가격이 39억7200만~67억6200만원이지만, 청약경쟁률은 410대 1에 달했다.

    강동구의 9월1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0.21%로, 지난달 1주(0.14%)부터 오름폭을 확대하며 올 들어 주간 단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서 이달 초 분양한 생활형 숙박 시설인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는 평균 594대 1, 최고 3781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 시설이 속한 부산진구의 9월1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0.25%로, 전주(0.10%)에 비해 오름폭이 2.5배에 달했다.

    이 시설과 인접한 부전동 '더샵 센트럴스타' 아파트 전용 109㎡는 지난해 5억원대에 거래되다가 올해 6월15일 7억6700만원(5층), 지난달 20일 8억5000만원(14층)으로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 규제 정책과 공급 부족이 주택 구매 욕구를 자극하면서 주거시설을 표방한 편법·변종 수익형 부동산의 탄생을 초래했다"며 "그 결과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비주거시설이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풍선효과와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