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부담률 올해 사상 처음 20% 돌파…국민부담률 27.9%내년 거둘 준조세 성격 부담금만 81개 20.5兆 달해전문가 "급격한 증가속도 문제… 국민공감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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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이 부메랑이 되어 국민 세(稅)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올해 조세부담률은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준조세까지 포함하는 국민부담률은 30%에 빠르게 근접하는 모습이다.21일 기획재정부의 '2021~2025년 국자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조세부담률이 올해 20.2%, 내년 2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와 지방세 등 총조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국민의 조세 부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18.8%, 2018년과 2019년 각각 19.9%를 기록한 뒤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정 모니터링 지표인 'e-나라지표'에 나와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익통계'상으로는 2019년 기준으로 조세부담률이 이미 20.0%를 기록했다. OECD 평균(24.9%)에 근접한 상태로, 미국(18.4%)보다 높고 독일(24.1%), 영국(26.6%)보다는 낮다. -
국민이 1년간 낸 총조세에 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 등 준조세 성격의 각종 사회보장성기금을 합한 국민부담률은 30%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올해 27.9%를 기록한 뒤 내년 28.6%, 2023년 28.8%, 2024년 29.0%, 2025년 29.2%로 급증할 전망이다. 고령화가 가속하는데다 소위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건강보험료는 박근혜 정부 때 최대 인상 폭이 1.7%였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2배 수준으로 커졌다.지난 3일 재정당국이 국회에 낸 '2022년도 부담금 운용계획'을 보면 내년에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준조세 성격으로 거둬들이는 부담금만 81개로 20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올해(21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7000억원쯤 줄었다. 부담금중 73.4%인 15조272억원은 국민건강증진기금 등 33개 중앙정부 기금의 수입으로 딸리게 된다. 2001년 7조1000억원쯤에 불과했던 각종 부담금은 매년 늘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 거둬들인 부담금만 100조원에 이른다. 각종 기금으로 걷히는 준조세가 늘고 있는데도 일부 공적기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보험료율 인상(0.2%p)을 결정한 고용보험기금이 대표적이다. 고용보험기금은 현 정부 출범 때만 해도 10조원쯤 쌓여 있었으나 점차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임시로 꿔온 돈(7조9000억원)을 빼고 나면 사실상 올해 말엔 3조20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문재인 케어로 2018년부터 적자행진 중인 건강보험도 2026년 기금 고갈이 예고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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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부담률은 문재인 정부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기재부 국가재정운용계획대로면 내년 국민부담률은 경제회복에 따른 국세수입 증가로 말미암아 올해보다 0.7%p 오른 28.6%를 기록한 후 2025년 29.2%로 차기정부 들어 3년간 0.6%p 오를 전망이다. 앞선 MB(이명박) 정부(2008~2012년)에선 감세정책 등으로 0.1%p 올랐다. 박근혜 정부(2013~2016년)에선 1.6%p 상승했다. 이에 비해 문재인 정부에선 2017년 25.4%에서 올해 27.9%로 2.5%p나 오른다.지난 6월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내놓은 '2015~2019년 OECD 국가별 국민부담률' 비교·분석자료를 보면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015년 23.7%에서 2019년 27.4%로 3.7%p 상승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OECD 평균 증감 폭(0.5%p)의 7배를 웃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2.0%p)로만 따져도 4배나 많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부담률 자체가 증가한 것은 놀라울 게 없지만, 증가 속도가 (문재인 정부 들어) 빨랐다는 게 문제"라면서 "재정 지출을 위해 세금 등을 더 많이 걷을 건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물론, 각종 정부 사업의 경제성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출 총량을 늘리는 것은 고민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