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수도권 빌라 매매가 누적 상승률 작년치 넘어서울 빌라 매매 9개월째 아파트 추월아파트값 상승세에 무주택 실수요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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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에도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다세대·연립주택)에 매매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서울의 경우, 올해 빌라 매매가 아파트 매매보다 많은 현상이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2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1~8월) 전국 연립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4.66%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6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6.47%로, 2008년(7.87%)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월간 오름폭이 줄어들던 빌라 매매가는 지난 6월 0.22%에서 7월 0.59%로 상승 폭을 키웠으며, 지난달에는 0.82% 올라 올해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전국 빌라 매매가는 1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갈아치울 것으로 관측된다.

    아파트에 비해 비교적 잠잠하던 빌라 가격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상승태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 6월 0.24%까지 오름폭을 줄였다가 7월 0.68%, 8월 0.95%로 2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우며 올해 들어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8월 누적 상승률(5.41%)은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3.42%)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서울 빌라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4.73%로, 전년 동기(2.77%) 대비 1.7배 높은 수치다. 경기와 인천 역시 올해 1∼8월 빌라 가격 상승률이 각각 6.02%, 6.24%로,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인 4.84%, 2.23%를 웃돌았다. 올해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인천의 경우 빌라 매매 가격 상승률이 작년 연간 상승률(4.85%)을 추월한 상태다.

    서울에서는 빌라가 아파트보다 많이 팔리는 현상이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등록된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계약일 기준)는 현재까지 1189건으로, 아파트 매매(412건)의 약 3배에 달한다.

    올해 빌라 매매는 1월 5838건, 2월 4479건, 3월 5147건, 4월 5713건, 5월 6020건, 6월 5486건, 7월 4859건, 8월 4112건, 9월 1189건이다. 아파트 매매는 1월 5798건, 2월 3874건, 3월 3789건, 4월 3667건, 5월 4897건, 6월 3945건, 7월 4698건, 8월 3858건, 9월 412건이다.

    아파트 전셋값마저 급등하면서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눈을 돌린 결과로 파악된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 기조도 빌라 매매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후폭풍"이라며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비싸지고 전셋값마저 오르자 빌라라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가 매매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