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만 3984억…분양가보다 높게 전세 놓고 팔기도기숙사 입주직원 4명중1명 특공 당첨…"투기수단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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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들의 이른바 '혁신도시형 아파트 재테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별공급된 아파트 2채중 1채가 팔리거나 임대돼 공공기관 직원들이 총 4000여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별공급 아파트에 당첨되고도 실거주하지 않은 채 자신은 이전공공기관이 혁신도시에 마련한 기숙사에 들어간 직원수가 2000명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공급된 혁신도시 특별공급 아파트는 총 1만5760가구다. 이중 41.6%에 해당하는 6564가구가 분양권 상태로 전매되거나 매매됐다. 전·월세로 임대된 아파트는 1983가구(12.6%)다.혁신도시에 지어진 아파트의 50~70%는 이전공공기관 직원들에게 공급됐다. 이전공공기관 직원의 가족동반 이주를 유도하고 조기 정착을 돕기 위해 특공제도가 도입됐다.하지만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직원이 당첨받은 특공아파트 2채 중 1채는 팔리거나 임대된 것으로 나타났다.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직원이 특공아파트를 팔아 남긴 시세차익은 3984억원에 달했다. 1인당 6000만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혁신도시 별로는 부산이 1378억원(1002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남 990억원(1752가구), 전남 334억원(873가구), 울산 332억원(675가구), 전북 300억원(679가구), 경북 237억원(723가구), 대구 163억원(373가구), 제주 129억원(125가구), 강원 74억원(241가구), 충북 34억원(121가구) 순이었다.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전매·매매 1건당 시세차익은 6253만원이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는 1건당 시세차익이 1억4890만원으로 2배이상 늘었다.송 의원은 "일부 당첨자는 특공아파트를 투기 목적으로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며 "특공 아파트에 실거주하지 않고 분양가보다 비싼 가격에 전세를 준 뒤 가격이 오르자 매매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혁신도시 특공 당첨자 A씨의 경우 2012년 3억원에 아파트를 분양받고 2015년 3억5000만원에 전세를 줬다가 지난해 7억6800만원에 팔아 3억68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송 의원은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직원들에게 공급된 특공 아파트가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해야 할 혁신도시의 목적과 의미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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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원은 일부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직원들이 특공 아파트를 분양받고서 정작 자신은 기숙사에서 거주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송 의원이 이전공공기관과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혁신도시로 이전한 60곳의 공공기관이 기숙사를 운영 중이며 기숙사 입주 직원 7769명 중 2175명이 특공 아파트 청약 당첨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숙사에 입주한 직원 4명 중 1명이 특공 아파트를 당첨 받은 것이다.혁신도시별로 보면 기숙사에 거주 중인 특공 아파트 당첨자는 전남이 64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강원 421명, 대구 306명, 경남 227명, 부산 163명, 울산 158명, 경북 102명, 충북 78명, 전북 69명 순이었다.송 의원은 "특별공급의 기회가 없는 신규 직원을 위한 기숙사에 특공 아파트를 분양받은 직원이 입주하는 것은 청년들의 기회를 빼앗아 자신의 배를 불리는 이기적인 행태"라며 "이번 분석은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112곳 중 국회 자료요구가 가능한 공공기관 76곳을 대상으로 했다. 나머지 36곳까지 조사하면 특공 아파트를 당첨 받고 기숙사에 사는 공공기관 직원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