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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 논밭과 그린벨트 96만㎡(29만평)에 아파트 5903가구를 조성한 대장동 프로젝트. 2015년 2월 설립된 A자산관리회사(화천대유)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B금융투자회사(PFV, 성남의 뜰)에 지분 1%미만으로 참여해 지난해 당기순이익 1739억원, 이익잉여금 1530억원을 벌어들였다. 당시 A사 자본금은 고작 1000만원에 불과했다. 나아가 A사는 B금융투자회사의 '직접시행권'까지 얻었고, 그 사이 자본금은 1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으로 바뀌었다. 부동산개발업(공급업)을 하기위한 조치다. 결과적으로 A사는 부동산개발업을 통해 자금 대비 '천배(3000억원)'의 추가수익을 올렸다.
과거 건설사들은 사업부지 매입부터 공사, 분양업무까지 일괄 추진해 왔지만 외환위기 이후 단순시공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부지매입과 시공발주, 분양업무는 별도 시행사가 진행하는 방식으로 분화됐다.
쉽게말해 시행사는 아파트를 지을 만한 땅을 물색해 매입하고 이후 시공사가 건설공사를 맡는 식이다.
따라서 시행사는 시공사와 달리 법정자본금 제한이 없다. 일반 주식회사와 같이 최소자본금 100원이상으로 하면 된다. 다만 사업시행을 하기 위해 주택면허를 등록하기 위해선 그 기준이 있다.
단독주택 20호 또는 공동주택 20가구이상 주택사업을 하고자 할때, 혹은 연 1만 입방미터이상 대지를 개발할 경우 자본금 3억원과 함께 주택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또 기술이나 토목 등 관련인력 1명이상이 필요하다.
이밖에 주택법에 따라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등록해야 하며 10평 규모 사무실도 갖춰야 한다. 임원도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사 3명과 감사 1인으로 보통 4인이지만 자본금 10억원미만인 경우에는 이사 1인 또는 2인으로도 할 수 있다. 이 경우 감사는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시행사 수익중 상당부분이 아파트 분양원가에 반영된다는데 있다. 현행법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지을때 시행사와 시공사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따로 사업을 추진하던, 건설사가 시행과 시공을 함께 하던 아무런 규제를 두지 않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자금력이 있는데도 시행사를 거쳐 공사를 하는 것은 토지매입이나 인허가 등의 절차를 시행사가 맡아서 해주기 때문"이라며 "특히 미분양 등 위험부담이 적은 것도 이유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시행사를 거치지 않는다고 해서 분양원가가 반드시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땅을 직접 사들인 후 아파트를 지으면 시행사를 둔 사업지보다 분양원가를 낮춰 값싼 양질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론 분양가 책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두 군데로 나눠질 이율이 한쪽으로 몰리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적으로 시행사는 아파트를 공급한 후 확정이익의 남은 이익금을 가져가는 구조"라며 "만약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으면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해 최악의 경우 도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장동 일대는 분묘만 280기이상 존재해 공영개발로 추진됐다고 하더라도 민원이 상당했을 것"이라며 "시행사는 이런 위험요소와 경기변동 리스크 등을 떠안고 시작하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