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구 5년새 40만명 감소…경기인구 같은기간 45만명↑올해 서울 입주물량 2만9388가구 예상…지난 5년평균 하회"탈서울 가속화될 경우 수도권 매매·전세시장 자극할 우려"
  • ▲ 서울 한강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서울 한강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최근 서울에서 걸려오는 매매·전세 관련 문의가 작년보다 더 늘었어요. 아무래도 올해 분양·입주물량이 줄어들고 대출규제가 강화되다보니 하반기 매매·전세값 상승을 우려한 영향으로 보여요. 특히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무주택자들이 가격 추가 상승 전에 경기권에서 매매와 전세를 알아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요"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 H공인중개소 대표)

    지난해 서울을 떠나 인근 경기도로 전입한 인구가 크게 늘었다. '탈서울' 주원인으로는 주거 불안정이 꼽힌다. 대출규제와 고금리 여파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됐고 공급물량 부족으로 전세값이 상승해 전세살이마저 녹록치 않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되면 탈서울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늘어난 주거비 부담에 짐을 싸는 서울 인구가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과 더불어 대출규제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으로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전세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행정안전부·통계청 통계를 보면 서울 주민등록인구는 △2019년 973만명 △2020년 967만명 △2021년 951만명 △2022년 943만명 △2023년 939만명 △2024년 933만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같은기간 경기인구는 2019년 1324만명에서 지난해 1369만명으로 늘었다. 서울을 떠난 이들이 경기지역으로 유입됐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지표다.
     
    실제로 국내인구 이동통계를 보면 경기도는 전출 인구보다 전입 인구가 더 많아 6만4318명이 순유입됐다. 특히 경기도로 이사 온 인구 상당수는 서울 주민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인구이동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로 옮겨온 인구 중 서울 출신이 6만3096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살이를 포기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12억7274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11월 12억 8220만원 최고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7억 4785만원으로 5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전세값 상승도 멈추지 않고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평균 거래금액은 6억86만원으로 전달 5억8649만원보다 1437만원 상승했다. 월평균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6억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 이후 처음이다. 

    분양가도 서울과 경기권 차이가 크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408만9000원으로 경기·인천 지역의 3.3㎡당 평균 분양가 1993만원보다 3463만원 더 높았다.
  • ▲ 경기도 고양시 일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경기도 고양시 일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문제는 올해 입주물량 부족과 대출규제 영향으로 탈서울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R114는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을 2만9388가구로 예측했다. 이는 △1990년~1999년 연평균 입주물량 4만8000가구 △2000년~2009년 5만8000가구 △2010년~2019년 3만2000가구가 △2020년~2024년 3만5000가구와 비교해 부족한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의 탈서울 행렬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한다. 입주물량이 예측처럼 부족할 경우 집값 상승을 불가피해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매뿐 아니라 전세까지 상승하다 보니 서울을 이탈하는 수요가 많이 늘었다"며 "올해 하반기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도 줄게 되면 가격 상승 압력을 이기지 못한 매매수요가 전세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서울에 남아있던 무주택 전세수요가 수도권 매매·전세시장으로 떠밀려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이동한 배경엔 서울 아파트 집값, 전셋값 부담이 커진 가운데 대출규제, 고금리가 이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광역교통망 개선으로 서울과 접근서이 개선될수록 탈서울 현상이 짙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수도권 매매·전세시장이 자극을 받아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