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급등·디폴트 우려감이 주식시장 위협당분간 지수 추가 하락 예상되며 3000선 무너질수도가치주·실적 중심 기업·위드코로나 업종별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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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테이퍼링과 중국 헝다발 위기감에 큰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당분간은 지수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조정 국면에 대비한 차별화된 투자 전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적 중심 기업과 위드코로나 관련주, 물가 상승 연동된 가치주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2% 하락한 3060.27에 마감,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장중 3030선까지 밀려났다. 코스피는 지난 1월 7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지수 3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시장 급락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을 시사하자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줬다.

    미국이 초유의 디폴트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점도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쟈넷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해 예산안과 부채한도와 관련한 협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양당 간 협의는 교착 상황이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유동성 리스크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헝다그룹발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나온 줄악재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인 조합인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 투자심리 개선을 제한하는 요소들이 지배적인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리스크 오프 지속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수가 29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은택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물가 발표, 부채한도 문제 등이 몰려 있는 10월 중순은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기"라면서 "조정이 코스피 지수 하단인 2900포인트를 언더슈팅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정을 투자 기회로 활용한 종목별 차별화 대응을 조언한다. 특히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적 전망이 밝은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지수 하락 시기에 유리했던 투자 스타일은 최근 이익이 상향조정되거나 목표주가 상향이 된 종목군, 주가가 시장 대비 상승한 종목들"이라면서 "극단적인 지수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기존 주가와 상관 없이 실적 기반의 대응이 가장 유리했다는 것으로, 불안한 시기 믿을 것은 오직 실적뿐"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2차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국가가 많아지는 만큼 리오프닝주에 대한 모멘텀도 아직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다만 그중에서도 이익 개선이 가시화되는 업종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거리두기 완화 시 회복세가 클 수 있는 업종은 준내구재(의류, 신발 등)와 숙박및 음식점업"이라며 "여기에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비즈니스 자체에 영향을 받았던 면세점·항공·엔터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물가 상승과 연동된 가치주에 기회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국제 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물가 상승 우려로 인한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천연가스·석탄·금속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 분야인 비철금속·유틸리티 등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통상 은행주의 경우 금리 상승기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안전한 투자처로 부각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감 등 실적과 배당, 금리 모멘텀이 반영될 수 있는 상황으로 은행주 비중 확대 시기라는 견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