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민형배 의원실
    ▲ ⓒ민형배 의원실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이 19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과도한 친환경 눈높이가 수익성 창출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각 금융사들로부터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의 석유·천연가스 투자액이 19조2909억에 달했다.

    업권별로 은행 12조79억원, 보험 7조2830억원이다.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금융사들의 탈석탄 금융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석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석유와 천연가스가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석탄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점이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중 석유에 의한 것이 33.8% 가스에 의한 것이 20.6%로 절반 가량이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나오고 있다. 석탄 산업에 대한 금융투자 수요는 급감한 반면,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기후위기 위험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아 금융사들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석유·천연가스 투자현황을 금융사별로 보면, 은행의 경우 농협은행이 4조472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 2조1142억원, 하나은행 1조9689억원, 국민은행 1조5992억원 순이다.

    보험사의 경우에는 삼성생명 1조3906억원, 교보생명 9807억원, 현대해상 6097억원 순이다.
     
    에너지원 별로 살펴보면, 은행의 경우 전체 12조79억 중 63%인 7조6189억을 천연가스에, 34%인 4조1577억을 석유에 투자했다. 보험사는 전체 7조2830억원 중 77%인 5조6135억원을 천연가스에, 15%인 1조1189억원을 석유에 투자했다.
     
    사업부문 별로 살펴보면, 은행은 발전부문에 24%, 조선에 21%, 파이프라인(터미널) 사업에 17%를 투자했고, 보험사는 발전부문에 42%, 파이프라인(터미널) 부문에 30%, 조선에 18%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형배 의원은 “석탄은 시민사회의 지적으로 시장에서 많이 퇴출됐으나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세계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의 온실효과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이 또한 석탄과 같이 좌초자산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사들이 탈석탄 금융선언을 넘어 탈석유천연가스 선언을 미리 준비하고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금융권에서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탈석탄 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에서는 하나금융, 신한은행, DGB금융, JB금융, 농협금융,  KB금융 등이 탈석탄 참여를 밝혔다.

    보험에서는 한화생명, 한화손보 등 한화그룹 6개 금융계열사는 올해 1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교보생명, 흥국화재 등도 탈석탄 금융에 동참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탈석탄을 시작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탈석유천연가스를 요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탈석탄 금융에 최근 들어 동참하기 시작했는데, 석유와 천연가스에도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너무 과도한 잣대”라며 “전력 수급도 어려운 상황에서 대체 자원 확보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