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8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다.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늘었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1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0.87달러 상승(1.08%)한 81.31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85달러 오른 82.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0.82달러 증가한 84.00달러에 거래됐다.
WTI의 경우 2014년 10월29일 82.20달러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브렌트유는 2018년 10월9일 85.00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날 시장은 원유 재고가 월가 예상보다 깜짝 증가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다소나마 해소됐음에도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8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608만배럴 늘어난 4억2700만배럴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90만배럴 증가였다.
원유 재고 증가는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었지만, 유가가 오른 건 연말로 갈수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IEA는 이날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를 통해 "발전소와 중공업계가 원유를 에너지원으로 찾으면서 앞으로 몇 달간 석유 수요가 하루 최대 5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에너지 위기로 석유 수요 급증, 인플레이션 상승, 경기 회복 둔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올해 4분기에 예상 수요량보다 낮은 70만bpd(하루당 배럴)가량의 석유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적어도 연말까지는 석유 수요량이 공급량을 앞지를 것으로 관측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 증산을 일축한 것도 유가에 상승 압력이 가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추가 증산 요구를 일축하면서 원래 생산을 줄였던 것은 천연가스와 석탄 시장에서 목격되는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부터 원유 시장을 보호하려는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에너지 대란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골드만삭스는 공급이 타이트하지만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가가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높은 수준에 머무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대미언 쿠발린 원유 전략가는 CNBC에 "이것은 일시적인 겨울 쇼크가 아니다"라며 "유가 상승이 더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90달러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