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본격화에도 증권가는 2900~3050선 횡보세 점쳐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기업 실적 기대 떨어지며 상승 모멘텀 약화지수 급락 리스크 요인 여전히 상존해 증시 상승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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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다시 3000선을 어렵게 회복했지만 당분간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됐음에도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지속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99% 오른 3015.06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5일 3000선을 내준 이후 7거래일 만에 3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당분간 코스피는 횡보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예상 코스피 등락 범위는 2900~3050선이다. NH투자증권 2900~3030, 케이프투자증권 2970~3050 등을 제시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위원회(Fed) 통화 정책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증시엔 여전히 부담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두 개의 파고를 넘을 필요가 있다"면서 "연준의 테이퍼링이 현실화되고 이를 금융시장이 한차례 반영해야 하고, 실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조기 긴축을 필요로 하는 수준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3분기 기업들의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지난 8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네이버와 KB금융지주, 포스코케미칼이 오는 2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현대모비스, 하나금융지주, 롯데케미칼, 현대제철, 호텔신라도 오는 22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의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시기이지만 실적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최근 1개월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0.5% 상향됐으나 4분기와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0.2%, 1.4% 하향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발표에도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 마감하면서 6만원대로 내려오는 굴욕을 겪었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실적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리면서 실적 상승 모멘텀은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저효과가 약해짐에 따른 S&P500의 이익 모멘텀 둔화는 예정된 수순이나 최근 강해진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업 실적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코스피 이익 전망치는 IT섹터 부진 영향으로 5주 연속 하락 중"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증시 급락의 원인인 리스크 요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증시의 제한적 상승을 점치는 배경이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종료 이후 금리인상 지섬에 대한 전망은 결국 인플레이션 장기화 및 경기모멘텀 회복 여부에 영향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관련 지표들에 의한 변동성은 단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면서 "공급망 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구인난 지속, 바이든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이 현재 여건 및 향후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3000선 회복에도 반등 모멘텀은 부족한 만큼 '위드 코로나' 시대 수혜주로 꼽히는 리오프닝주와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다음달부터 단계적인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만큼 영화와 음악·공연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격이 컸던 업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달 디즈니플러스 한국 진출, 넷플릭스 흥행으로 높아진 K콘텐츠 수혜가 예상되는 미디어·콘텐츠 기업들은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중장기 완만한 골디락스(물가 상승·경기 회복)의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을 판가에 전이할 수 있는 철강·상사, 금리 상승 구간에서 이익이 확대될 수 있는 은행이 대표적인 수혜업종"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