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운 회장 장남 취임후 내부거래 급증…사세 급성장 페이퍼컴퍼니 9곳 설립…경기 공공택지 절반가량 입찰
  • 지난 20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내 시공능력평가 27위인 대방건설이 난데없이 거론됐다.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낙찰 받는 이른바 '벌떼입찰'에 대한 건설사 부조리를 지적하면서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대방건설은 1991년 구교운 회장이 설립한 '광재건설'이 모태다. 이때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20억원 안팎이었던 대방건설은 2009년 구회장의 장남 구찬우 사장이 대표로 취임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대방건설의 고속성장 비결에는 이른바 '벌떼입찰'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그룹 주축인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 아래로 종속회사만 무려 36곳이나 된다. 이들 종속회사는 아파트 용지입찰에 단체로 참여, 한곳이 수주하면 아파트 시공권을 대방건설에 넘기는 식으로 덩치를 키웠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까지만 해도 0%였던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62.5%로 급증하며 매출 1조5575억원중 9712억원을 차지했다.

    실제 대방건설은 경기도내 공공택지 입찰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 9곳을 만들어 입찰확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지난 5년간 공공택지 절반을 입찰 받는데 성공했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계열사인 디비건설·디비산업개발·노블랜드 3곳을 2013년 6~11월 사이 신설했고, 엔비건설·엘리움·대방덕은 주식회사 등은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1년새 생겨났다.

    문 의원은 대방건설이 짧은기간 많은 계열사를 설립한 것을 두고 '벌떼입찰'에 동원하기 위해서라고 판단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택지 입찰은 최근 3년간 300가구이상 주택건설 시공실적만 있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단순추첨으로 진행돼 '벌떼입찰'의 장(場)으로 불린다.

    문 의원은 대방건설이 분양을 앞둔 택지를 신생회사에 전매하는 편법을 사용해 택지입찰에 참가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디비건설 경우 2015년 4월 대방건설로부터 양산 물금지구 택지를 전매 받아 공공택지 입찰자격을 갖췄고, 엔비건설 역시 설립 2주만에 디비산업개발로부터 전주 효천지구 택지를 전매 받아 입찰요건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 5월 대방건설이 자산규모 5조원을 돌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에 존속되면서 계열사간 내부거래는 정리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상 오너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대기업 상장계열사는 내부거래액이 연 매출액의 12%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그룹 주축인 대방건설은 구찬우 사장이 지분 71%를 동생 수진씨 남편인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가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방건설산업은 수진씨가 지분 50.1%·가족관계인 김모씨가 지분 49.99%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