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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중 30% 늘리면 600兆 아낀다"

NDC 40% 대가 천문학적前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박주헌 교수 "재생에너지 30% 불가능"태양광-풍력 발전으론 50GW 넘기 어려워

입력 2021-11-09 09:49 | 수정 2021-11-09 11:06

▲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선진국들은 원전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사진은 영국 컴브리아주(州) 시스케일의 셀라필드 원전 산업단지ⓒ연합뉴스=EPA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재생에너지에 매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원자력발전 비중을 늘리면 천문학적 비용 감축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지낸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에 의뢰한 '탄소중립 새로운 에너지정책 방향'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의 핵심은 탈원전과 탄소중립인데 이 조합에서의 탄소중립 에너지믹스는 재생에너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2018년 대비 40%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2%까지 늘려야 한다. 이전 목표치였던 20%에서 50% 이상 상향 조정한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30% 넘게 높이려면 약 106GW의 태양광 및 풍력 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재생에너지 비중 20% 달성을 위한 태양광 설비 34GW과 풍력 설비 24GW의 약 2배 수준이다.

하지만 이같은 설비 확충은 비현실적 목표라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현재 풍력은 연간 200MW 내외, 태양광은 연간 4GW 정도가 보급되는 추세"라며 "당초 목표 용량인 50GW도 넘기 어려워 보이는데, 약 60GW의 추가증설이 요구되는 재생에너지 30.2%는 달성 불가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탈원전 기조 하에서 무탄소 전력 생산계획은 태양광 위주로 갈 수밖에 없어 전기료가 2배 이상 인상되고, 발전시설 설치 부지를 확보하고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ESS) 구축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헐적 발전원인 태양광을 대규모로 확충하려면 반드시 대규모 ESS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너지믹스에서 태양광 비중을 50%에서 30%로, 풍력 비중을 15%에서 8%로 줄이는 대신 원자력 비중을 10%에서 40%로 늘려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원전 비중을 늘리면 전력 과부족의 변동폭이 축소됨에 따라 ESS 필요용량이 3471GWh에서 1983GWh로 감소해 ESS 설치비용이 약 600조 줄어든다.

박 교수는 "향후 획기적인 전기저장장치 기술 개발로 대량의 전기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저장가능하다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믹스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면서도 "현재로는 원전을 최대한 안전하게 적정 수준으로 사용하면서 탄소중립에 대처하는 길이 유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前 정부 계획대로만 해도 年 13조 절감

탈원전 정책 이전 수립된 정부 계획대로만 해도 연간 13조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수립한 2050년 원전비중 전망은 7%에 불과하지만 이전 정부가 수립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전망한 원전 비중 28.2%다.

그 차이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춘다면 발전비용 절감액은 연간 13조원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IEA가 전망한 2025년 우리나라 전원별 발전비용(LCOE)을 적용하여 추산한 결과다. 박 교수는 "이 차액은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복지를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재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원전 폐로를 막고 수명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30년까지 폐로 예정인 원전은 10기이며 총용량은 8.45GW에 달한다. 만약 이 원전을 폐로하지 않고 계속 운전하면 태양광 45.1GW 또는 풍력 29.4GW 상당의 설비 용량을 줄일 수 있다. 태양광과 풍력의 추가 설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어야 2030년 NDC 달성 확률이 그나마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원전의 운영허가 기간 연장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저탄소 전원으로 인정하는 기류다. 미국은 이미 원전 6기의 수명을 80년까지 연장한데 이어, 추가로 4기의 80년 수명 연장을 검토 중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고 여전히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일본도 기존 원전의 60년 이상 가동을 검토 중에 있다. 박 교수는 "글로벌 추세와 반대로 탈원전을 고수하며 계속 운전을 불허하는 현 정부의 정책은 현실적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폐기되어야 한다"고 했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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