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노동자들, 요소수 없어 일손 놓을판시멘트·레미콘 업계도 요소수 품귀 '직격탄'공급부족 장기화되면 공사현장 중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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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파트 등 주택은 물론, 도로 등 토목공사에 사용하는 중장비 대부분이 요소수 없이 정상가동이 불가능한 탓에 일부 현장은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만원도 안하던 요소수가 10만원 넘게 치솟았다"며 "소수를 자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특수고용직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그나마도 요소수를 구할 수 없어 일손을 놓을 판"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는 "유로6 엔진을 탑재한 차량 10대 중 3대는 이미 운행중단을 경험했다"며 "하루에 요소수 10ℓ를 쓰는데 7~12일 내로 남은 양이 소진돼 건설 현장 장비들은 멈춰 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덤프, 굴착기, 레미콘, 펌프카 등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00~200ℓ의 경유를 쓰는데 이에 필요한 요소수는 10ℓ 정도다. 하지만 최근 요소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만원대 이하로 구매할 수 있었던 요소수는 최근 3~5만원으로 올랐으며, 10만원 이상 웃돈을 주고 사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요소수 대란으로 국내 아파트 등 주택건설 현장과 도로 등 토목건설 수주가 많은 중대형 건설사들은 공사중단 등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굴삭기, 자재 트레일러 등 건설장비 운영과 수배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요소수 공급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현장이 멈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기계뿐 아니라 시멘트·레미콘 업계도 요소수 품귀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시멘트·레미콘를 제조하는데 요소수가 필요한 것은 물론 시멘트와 골재 등을 운반하는 덤프트럭과 레미콘을 건설현장으로 옮기는 레미콘 운반 차량 역시 요소수가 필수다.

    결국 요소수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건설현장에 필요한 시멘트·레미콘의 제조와 운반 등 전 과정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요소수 공급 문제와 관련해 현장에 문의해보니 레미콘과 덤프트럭 등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아직까진 현장이 멈추거나 어려움이 큰 곳은 없지만 조만간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