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유화-애경화학-AK켐텍 통합 '애경케미칼' 출범DL케미칼, 대림피앤피 흡수… 그룹 내 석유화학 재편 마무리중견 석유화학사, 규모의 경제 통한 업계 판도 변화 관심 집중
  • ▲ 애경그룹 화학3사. ⓒAK홀딩스
    ▲ 애경그룹 화학3사. ⓒAK홀딩스
    애경그룹 화학 3사가 애경케미칼로 합병을 완료했다. DL케미칼도 그룹 내 석유화학사업 재편을 마무리 짓는 대림피앤피 흡수를 이달 내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중견 석유화학사들의 '규모의 경제'가 본격화함에 따라 업계 판도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경케미칼은 애경유화, AK켐텍, 애경화학 3사에 대한 합병 작업을 완료하고 공식 출범했다.

    애경케미칼은 애경유화 경영전략부문장과 애경화학 대표이사를 지낸 표경원 대표를 수장으로 선임했다. 애경그룹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명확히 하기 위해 3사 합병을 결정했다.

    애경케미칼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및 R&D 투자 확대, M&A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 4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애경유화는 매출 9089억원과 영업이익 616억원을 기록했다. AK켐텍과 애경화학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각각 2349억원, 1956억원이다. 3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1조3394억원이며 영업이익은 모두 965억원이다.

    이를 위해 향후 화학사업의 인프라와 노하우 등을 집중시켜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생산설비 증설 및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리딩 케미칼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애경그룹은 △애경유화의 기초화학소재 개발 및 생산 역량과 중국 현지 인프라 △AK켐텍의 친환경, 저자극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 역량과 베트남, 인도 등 글로벌 영업망 △애경화학의 고부가가치 제품군 및 다품종 소량 생산 역량 등 3사의 역량과 자원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특히 애경유화가 생산하는 무수프탈산(PA)과 가소제는 국내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대표 생산 품목으로, 애경케미칼의 대표 제품이자 밸류체인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후 애경유화의 PA로부터 현재 애경화학에서 생산하는 불포화 폴리에스터 수지(UPR) 및 애경특수도료의 주원료 수지까지 수직계열화도 가능해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의 이석주 사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화학사업을 그룹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규정했다"며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경쟁 속에서 힘을 합쳐 신 영역을 개척하고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ESG 등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책임 실천을 위해 새로운 기준에 부합하는 기반을 마련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 DL케미칼 여수산업단지 HRPB 공장. ⓒDL
    ▲ DL케미칼 여수산업단지 HRPB 공장. ⓒDL
    DL케미칼은 29일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변화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회사인 대림피앤피를 흡수·합병한다.

    그동안 DL케미칼은 생산 및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영업과 마케팅은 그룹 내 관계사인 대림피앤피가 담당하면서 생산과 판매가 이원화된 구조였다.

    하지만 합병을 통해서 DL케미칼이 기술개발부터 생산 및 영업,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확보하게 됐다.

    DL케미칼 관계자는 "그동안 나뉘어 있던 마케팅을 일원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변화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해외 시장 진출 등에서 대림피앤피가 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너지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련의 분사, 인수, 합병 등은 중장기 전략에 따라 장기간 준비돼온 프로젝트"라며 "2025년까지 글로벌 20위 화학사 진입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건설사업부(DL이앤씨)와 석유화학사업부(DL케미칼)을 별도법인으로 분사하고 존속법인을 DL㈜로 결정했다.

    이후 DL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그룹 내 석유화학사업 개편이 이뤄졌다. 8월 DL이 DL에프엔씨, 카리플렉스 지분 전량을 DL케미칼에 현물 출자한 데 이어 이번 합병을 통해 대림피앤피까지 흡수되면서 DL케미칼의 그룹 내 영향력도 강화됐다.

    DL케미칼은 계열사 지분 확보 및 흡수 합병 외에도 M&A를 통해 사세를 넓히고 있다.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인 16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의 석유화학회사 크레이튼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크레이튼 인수로 DL케미칼은 단숨에 미국과 유럽의 1위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 제조 및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크레이튼 인수 당시 "크레이튼 인수로 미국, 일본, 독일 등 소수가 독점해 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 시장 투자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DL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제품 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 니즈를 만족하는 기술 영업 활동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DL케미칼와 애경케미칼이 사세를 키우고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국내 화학업계 전반에도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