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저소득층 '받은돈' 소득의 절반 육박…3분기 재난금에도 빈부격차 5.3배

가계소득 역대 최대 8% 증가… 공적이전소득 영향자영업자는 타격…사업소득 증가율 소득항목 중 최저상·하위 20% 소득격차 5.3배… 시장소득은 0.47배 개선 그쳐

입력 2021-11-18 15:34 | 수정 2021-11-18 15:43

▲ 소득 격차.ⓒ연합뉴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에 올해 3분기 가계소득이 1년전보다 나아졌지만, 추석직전 1인당 25만원씩 지급한 국민지원금의 영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벌어들이는 사업소득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빈부 격차는 다소 개선됐다. 다만 정부 지원금과 통계작성 기준 변경 등을 빼고 보면 소득분배 개선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늘어… 공적이전소득 30.4% 급증

18일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72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0% 증가했다. 앞선 2분기 4년 만에 처음으로 가계 소득이 감소한 뒤 반등했다.

전체 소득 가운데 62.5%로 비중이 가장 큰 근로소득은 295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6.2% 늘었다. 2012년 3분기(6.9%)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통계청이 올 1분기부터 1인 가구와 농림어가 통계를 추가로 포함하면서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노인일자리사업 등이 영향을 미친 60세 이상 1인 가구의 근로소득이 통계에 추가로 잡혔다. 종전대로 농림어가를 제외한 2인 이상 가구의 근로소득(367만6000원)을 비교하면 1년 전보다 5.7% 증가했다.

사업소득은 88만5000원으로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 2018년 1분기(3.7%)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반면 이자·배당 등에서 나오는 재산소득은 2만4000원으로 23.9% 급감했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소득은 이전소득이다. 이전소득은 80만4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5.3%나 늘었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추석 직전 국민의 88%에 1인당 25만원씩 지급한 5차 재난지원금(상생 국민지원금)과 각종 수당 등으로 공적이전소득(58만3000원)이 30.4% 급증했다. 공적이전소득은 전체 이전소득의 72.5%로, 근로소득 증가율의 5배에 육박한다.

▲ 재난지원금.ⓒ연합뉴스

3분기 지출은 35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 증가했다. 지난해 내내 코로나19 여파로 감소세를 이어가다 올 들어 1분기 0.8%, 2분기 4.0% 등으로 세 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났다. 증가 폭도 커졌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과 백신 접종 확대, 소비심리 회복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254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4.9% 증가했다. 2012년 1분기(4.5%)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품목별로는 의류·신발(10.0%), 식료품·비주류음료(5.7%), 가정용품·가사서비스(7.2%), 교통(5.8%), 교육(6.9%), 음식·숙박(5.2%) 등 모든 항목에서 지출이 늘었다. 2분기에 지출이 줄었던 의류·신발과 교통, 가정용품·가사서비스, 1분기에 감소 폭이 컸던 오락·문화(3.7%), 음식·숙박 등에서 지출이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식료품 지출은 육류와 달걀, 과일 등 밥상물가 상승도 영향을 끼쳤다. 교통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운송기구연료비(16.4%) 지출은 늘었으나 신차 구매(-4.6%)는 감소했다. 보건분야는 마스크 등 의료용소모품(-41.3%) 지출은 감소했지만, 의약품(10.4%), 외래의료서비스(5.1%), 치과서비스(11.3%) 지출은 증가했다.

세금이나 사회보험금, 대출이자 등으로 빠져나가는 비소비지출은 95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1.4% 늘었다. 두 분기 연속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경조사비 등 가구 간 이전지출은 14.4%, 사회보험료는 12.1% 증가했다. 반면 헌금 등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은 3.2% 감소했다.

세금 중에선 소득세·재산세 등 경상조세가 16.8% 늘었다.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 취·등록세 등 비경상조세 지출은 45.7% 급증했다. 부동산정책 실패 여파로 주택매매는 물론 다주택자의 상속·증여 등이 늘어난 여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실질소득)은 377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7.2% 증가했다. 실질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 흑자액도 122만9000원으로 12.4% 늘었다. 흑자율도 32.6%로 1년 전보다 1.5%포인트(p) 올랐다. 다만 실질소득에서 소비지출 비중을 따지는 평균소비성향은 1.5%p 내린 67.4%로 나타났다. 100만원을 벌어 67만4000원을 썼다는 뜻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만5000원을 덜 썼다는 얘기다.

▲ 소득 5분위별 가계 수지.ⓒ통계청

◇실질소득 분배 개선… 빈부격차 5.3배

소득 분위별로 보면 저소득층인 1분위(소득하위 20%) 가구의 3분기 월평균 소득은 114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21.5% 늘었다. 2분위 소득(264만7000원)은 12.0%, 3분위(401만8000원)는 8.6%, 4분위(579만2000원)는 7.6% 각각 증가했다. 고소득층인 5분위(소득상위 20%) 가구도 1003만7000원으로 5.7% 증가했다.

1분위 소득을 항목별로 보면 근로소득은 23만9000원으로 22.6%, 사업소득은 12만4000원으로 20.7% 각각 늘었다. 공적이전소득은 55만9000원으로 21.8% 증가했다. 저소득층의 공적이전소득은 근로소득의 2.3배에 달했다. 일해서 번 돈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받은 돈이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5분위도 공적이전소득(54만3000원)이 1년 전보다 41.0%나 늘었다. 금액은 비슷하지만, 고소득층의 공적이전소득 증가율이 저소득층보다 훨씬 높은 것은 5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이 아닌 가구원 수별로 지급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5분위의 평균 가구원 수(3.3명)는 1분위(1.5명)보다 배 이상 많다. 공적이전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는 48.9%로 절반에 육박하는 데 비해 5분위는 5.4%에 불과했다.

실질소득은 1분위가 9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7.7% 늘어난 데 비해 5분위는 774만8000원으로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지출은 1분위 10.9%, 2분위 8.8%, 3분위 5.7%, 4분위 4.0%, 5분위 7.0% 각각 늘었다. 소비지출의 경우 1분위(117만8000원)는 6.6%, 5분위(436만1000원)는 4.3% 증가했다. 소비지출 비중은 1분위는 식료품·비주류음료(23.7%), 주거·수도·광열(16.3%), 보건(13.1%) 순으로 높았다. 5분위는 식료품·비주류음료(14.2%), 음식·숙박(13.7%), 교통(13.2%) 순이었다.

흑자액은 1분위만 26만8000원 적자였다. 1년 전보다 19.1% 늘었는 데도 적자를 기록했다. 5분위는 338만7000원으로 3.2% 증가했다.

빈부 격차는 외형적으로는 다소 개선됐다. 소득불균형 지표로 불리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4배로 지난해 3분기 5.92배보다 개선됐다. 이 지표는 실질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눠 1분위와 5분위를 비교한 것으로, 고소득층의 실질소득이 저소득층보다 5.34배 많다는 뜻이다. 수치가 0.58배 내렸으니 그만큼 소득격차가 줄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뺀 시장소득(근로·사업소득) 5분위 배율은 사정이 약간 다르다. 통계청은 올 3분기 균등화 시장소득 5분위 배율이 11.93배로 1년 전 13.08배보다 1.15배p 개선됐다는 태도다. 하지만 이는 올해부터 1인 가구와 농림어가를 통계에 추가했기 때문에 빚어진 착시효과다. 통계방식을 바꾸기 이전 지난해와 같은 2인 이상 비농림어가의 시장소득과 비교하면 균등화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분기 8.83배에서 올 3분기 8.36배로 0.47배 개선되는 데 그쳤다.

여기에는 통계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7차 권고사항(Wave7)에 따라 소득 5분위 배율을 계산할 때 친·인척 용돈 등 사적이전지출을 빼고 비교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Wave7에 따라 소득 5분위 배율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사적이전지출 비중은 고소득층보다 큰 편이다. 통계청 설명으로는 올 3분기 저소득층 사적이전지출은 1년 전보다 33.8%(2만5000원) 증가했다. 반면 고소득층은 3.7%(2만1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게다가 올 3분기의 경우 1분위 사적이전소득은 23.2%(20만4000원) 늘어난 반면 5분위(27만1000원)는 3.9% 줄었다. 사적이전소득은 1분위 소득의 17.9%에 해당하지만, 5분위는 2.7% 수준에 불과하다. 통계청 설명과 달리 코로나19 상황에서 통계작성 기준을 바꾸면서 시장소득 5분위 배율 격차가 완화되는 역효과(?)가 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 3분기 균등화 소득 5분위 배율이 실질소득으로는 5.34배인 데 비해 시장소득으로는 11.93배라는 것은 돌려말하면 분배 개선에 공적이전 '거품'이 6.59배p나 끼어 있다는 말이 된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