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전 민영화를 이루는 우리금융이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보험, 증권 등 비은행 인수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특히 잠재적 매물이 많은 보험시장이 가장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9.3%가 유진PE 등 5개사에 매각하기로 결정되면서 민영화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산하 공적자금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으로 우리금융 지배구조는 ▲우리사주조합 9.8% ▲국민연금 9.42% ▲예보 5.8% 등이 3대주주가 됐다. 이외에 ▲IMM PE 5.57% ▲유진PE 4.0% ▲푸본생명 3.97% ▲한국투자증권 3.77% ▲키움증권 3.73%, ▲한화생명 3.16% 등 6곳이 과점주주다. 예보는 잔여지분 5.8%도 매각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금융이 23년만에 완전 민영화 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가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CFO는 “비은행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들이 최근 들어 비은행 강화에 나서면서 우리금융지주 역시 이같은 추세를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각 계열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수익성 제고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기존 KB생명과 함께 생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KB손보를 통한 손보사 라인업도 유지하면서 종합금융 밸런스를 높여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8년 9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올해 7월 신한생명과 합쳐 통합법인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생보사를 강화한 직후 이달들어 BNP파리바카디프를 인수해 손보사 라인업까지 갖추며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반면,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카드, 캐피탈 등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보험과 증권이 빠진 상태다. 우리금융은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투자증권 매각 이후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른 지주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보험과 증권의 니즈가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쪽에서는 동양생명, ABL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AXA손보, 롯데손보 등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이 현지에서 매물로 나왔다. 다자보험이 어디로 매각되는지에 따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주인이 결정되는 구조다. AIA생명은 2019년말 취임한 피터 정 사장이 과거 M&A 전문가로 활약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매각설이 제기됐다. 한국시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매각설을 일축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잠재적 매물로 언급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여러 차례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곳 중에 하나다. AXA손보는 교보생명과 매각이 진행되다가 가격조율 실패로 올해 초 M&A가 무산된 바 있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롯데손보도 가격만 맞으면 언제든 주인이 바뀔 수 있는 곳이다. 롯데손보는 2019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인수돼 엑스트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
증권쪽은 현재 대형증권사 매물이 없는 만큼 중소형사 인수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안타증권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SK증권은 지난 2018년 최대주주였던 SK㈜가 J&W파트너스에 지분 10%를 매각하면서 대주주 지위를 넘겼다. 현재 J&W파트너스는 SK증권 지분 19.4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사모펀트 특성상 인수한지 4년이 흘러 엑시트 타이밍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드사 인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카드가 하나카드와 함께 카드사 점유율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어 퀀텀점프를 위해서는 M&A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19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올 경우 우리금융이 카드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롯데카드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향후 비은행 M&A 시장에서 가장 큰 손이 될 것”이라며 “보험, 증권쪽의 M&A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