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형택 HUG사장 "연말부터 주택공급에 효과 있을 것"9월 고분양가 심사기준 변경이후 분양보증 신청 늘어
  • 정부가 지난 9월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개편함에 따라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바뀐 제도에 따라 일반분양가가 올라 사업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 정비사업에 속도가 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은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양가 협의문제로) 분양을 미뤄뒀던 분양 사업장이 실질적으로 조정 신청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연말부터 상당한 공급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HUG는 지난 9월 고분양가 관리지역 내에서 분양가를 책정하는 기준을 대폭 바꿨다. 인근 시세를 산정할 때 심사 대상 아파트 인근 아파트(준공 20년 내, 100가구 이상) 전체를 참고하던 것을 규모, 건폐율뿐 아니라 시공사의 시공능력평가순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사한 단지만이 포함되도록 변경한 것이다.

    그동안 일각에서 HUG의 엄격한 심사로 인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면서 수도권 주요지역에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업계 건의사항을 듣고 지난 9월 분양가 심사제도를 개선했다.

    그 결과 일부 사업장에서는 분양에 나서는 곳들이 생겨났다. 실제 서울 강북구 미아3구역은 최근 HUG로부터 분양가 심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일반분양가가 3.3㎡당 2932만2200원으로, 조합이 신청한 금액이 그대로 수용됐다. 종전 HUG가 통보했던 약 2380만원보다 약 550만원 올랐다.

    분양가 문제가 해결되면서 몇 달째 지연됐던 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다음달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내고 연내 일반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방에서도 심사기준이 개편되자 분양일정을 서두르는 단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천 부평4구역과 부산 온천4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인천 부평4구역도 재개발 조합원들이 요청했던 금액(3.3㎡당 1925만원)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앞서 이 구역은 지난 4월 1810만원에 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지만 HUG가 3.3㎡당 1500만원대에 책정하면서 분양이 미뤄졌었다.

    앞서 3.3㎡당 1628만원의 일반분양가를 통지받았던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도 최근 1959만원으로 변경됐다. 3.3㎡당 331만원이나 오르면서 종전 부산 최고가였던 연제구 거제2구역(3.3㎡당 1810만원)보다 149만원이나 높아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로또아파트'만 양산하고 집값이 크게 오르는 부작용을 낳았다"면서 "일반분양가가 제자리를 찾아갈수록 정비사업지내 주택공급 속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