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스너 우르켈, 캔당 875원 파격 할인품질유지기한 임박 제품… 재고 소진 가능성반일 불매운동 이후 실적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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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25 앱
    아사히그룹홀딩스의 맥주 브랜드 필스너 우르켈이 국내에서 파격적인 할인을 이어가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필스너 우르켈은 최근 GS25 어플리케이션인 ‘나만의 냉장고’를 통해 330·500㎖ 캔 제품 24개입을 70% 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330㎖ 캔 24개입은 2만1000원에, 500㎖ 24개입이 3만6000원에 판매됐다. 할인율은 각각 69%, 61%로 캔당 가격은 각각 875원과 1500원이다. 

    330㎖ 제품은 품질 유지기한이 내년 1월 중순이며 500㎖ 제품도 3월 중이다. 

    현재는 500㎖ 24캔이 3만6000원에 예약 판매중이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등에서는 관련 할인 행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통상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500㎖ 맥주 제품 가격이 4캔 1만원 행사 기준 2500원인 것에 비하면 40% 가까이 낮은 가격이다. 앞서 지난 5월 GS25에서 프리미엄 위크를 통해 수입맥주 4개를 2000원에, 특정 카드 결제 시 최종 1800원에 판매했던 것보다도 싸다.

    GS25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대용량 맥주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면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행사”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대상 제품의 품질 유지기한이 임박했다는 점, 가격 할인 폭이 과도하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재고 처분을 위한 행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통상 맥주 캔 제품의 경우 10~12개월, 페트 제품은 6개월 정도의 품질유지기한을 갖는다. 품질유지기한은 식품 특성에 맞는 보존할 경우 식품의 고유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기한을 말한다. 유통기한과는 달리 법적인 제재를 받지는 않으나, 소비 회전이 빠른 맥주 특성상 품질유지기한이 임박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 페로니 등을 국내에 유통·판매하는 에이비브랜드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줄었다. 영업손실도 2019년 115억원에서 폭을 줄였지만 33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당기상품매입이다. 2019년 175억원이었던 당기상품매입액은 지난해 76억원으로 56% 줄었다. 기초상품재고액도 14억원에서 2억5892만원으로 82%, 판촉비도 같은 기간 76% 급감했다. 제품 판매 자체가 위축된 것이다.

    이는 2019년 7월 반도체 원자재 수출 규제로 촉발된 반일 불매운동과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시 아사히, 기린이치방 등 주요 일본 수입맥주의 매출이 급감했으며 불매운동 여파에 편의점 등 주요 판매채널에서도 일본 맥주제품을 매대에서 내리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필스너 우르켈 역시 불매운동 품목으로 언급되며 외면 받았다.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은 체코 맥주지만 2017년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로부터 인수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편의점 맥주 할인행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불매운동이 거세지자 에이비브랜드코리아는 필스너 우르켈 등 주요 제품의 편의점 납품가를 낮추고 호텔 서머 패키지 등을 포함해 판매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에이이브랜드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연말 시즌을 맞이하여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프로모션”이라면서 “온라인 가격의 가격적인 특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