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오비, '수입산' 공략 박차, 편의점도 가세역수입 맥주 등장, 생산기반 해외이전 가능성도
  • ▲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수입맥주ⓒ연합뉴스
    ▲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수입맥주ⓒ연합뉴스


    최근 맥주업계 신제품 라인업에 수입산이 빠른 속도로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업체마다 수입맥주 계약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국산 브랜드 맥주의 역수입 사례까지 나오면서 국내 생산기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지난 3월 '밀러 라이트'와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를 수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쿠어스 라이트'와 '블루문'까지 들여오는 등 수입맥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위스키 브랜드 골든블루도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스페인 필스너 '버지미스터'를 선보이는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수입맥주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말 오비맥주가 선보인 카스의 월드컵 패키지 중 740㎖ '메가 캔' 제품은 미국산을 수입해 카스 브랜드만 붙인 것으로, 국산 브랜드 맥주의 첫 역수입 사례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수입맥주가 잇따른 신제품 출시로 화제가 되는 동안 국산맥주는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그나마 신제품 출시라고 할 만한 사례는 거의 1년 전인 지난해 6월 롯데주류의 '피츠', 지난해 4월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필라이트' 등으로, 국산 브랜드들은 대부분 대표 상품인 '카스', '하이트', '클라우드' 등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국내 맥주시장의 수입산 쏠림이 심해지고 역수입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국내 생산기반의 해외이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나온다.

    이미 양주업계의 경우 외산 위스키 수입에 이어 국산 브랜드의 역수입 사례가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국내 생산이 사실상 없어지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상황은 수요 다양화와 음주 문화의 변화 등이 배경으로 분석되지만 불합리한 과세표준 차이로 인한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의 과세 표준이 다른 탓에 업체들로서는 수익성이 좋은 수입맥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산맥주는 판매관리비와 영업비, 제조사 이윤 등이 모두 포함된 제조원가의 72%가 주세로 부과되지만 수입맥주는 판매관리비와 이윤 등이 모두 빠진 수입가격의 72%가 주세로 부과돼 주세 부담이 훨씬 적어진다.

    게다가 수입가격을 낮춰서 신고할수록 주세는 더욱 줄어들고, 이후 유통과정에서 가격을 올리면 아낀 세금은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나눠 갖는 셈이다.

    한 국내 주류업체 관계자는 "수입맥주의 대중화로 시장이 급변했지만 조세 체제는 변한 게 없다"며 "이대로 방치할 경우 국내 생산기반과 일자리 상황에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