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0~30% 초과 예약리드타임도 늘어나車업계, JIT 방식 탈피… 공급망 관리 변화
  • ▲ 올해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울산공장 모습. ⓒ연합뉴스
    ▲ 올해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울산공장 모습. ⓒ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다가 반도체 주문이 생산량을 초과하면서 신차 대기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 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이달 초 JP모건이 개최한 ‘Auto/Tech 포럼’에서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Nvidia)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가 되어야 공급 상황이 일부 호전될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온 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 의 하세인 엘쿠리 CEO는 “올해 반도체 수요가 계속해서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날로그 디바이스(Analog Device Inc.) 프라샨트 마헨드라-라자 CFO도 “3분기까지 공급부족이 이어지겠지만 4분기에는 공급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달 말 발표한 ‘수급난이 촉발한 車 반도체 생태계 변화’ 자료에서 완성차 업체의 반도체 누적 주문량이 올해 생산능력을 초과했다고 진단했다. 

    한자연은 올해 차 반도체 생산능력 대비 20~30%가량 초과 예약되면서 2023년 주문이 접수 중이며, 반도체 산업 평균 주문 후 배송기간(리드타임)은 지난해 10월 22.9주에서 11월 23.3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 ▲ 아이오닉5 등 주요 신차의 출고 대기기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
    ▲ 아이오닉5 등 주요 신차의 출고 대기기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
    이에 따라 주요 신차의 출고지연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지난달 11월에 비해 올해 1월 주요 차종의 출고 대기기간이 1개월 이상 증가했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봉고3’의 대기기간은 각각 13개월, 10개월로 지난해 11월보다 2개월이 늘었다. 또한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9개월, 기아 ‘카니발’은 8개월로 1개월 더 길어졌다. 제네시스 ‘GV60’는 현재 계약하면 12개월 후에 차를 받을 수 있으며, 현대차 아이오닉5도 8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정유철 겟차 대표는 “전방 카메라, 변속기 등 반도체가 포함되는 부품의 공급차질이 출고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반도체 부족 사태가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공급망 관리에 변화를 주면서 대응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NXP, 퀄컴, TSMC 등 차량용 반도체 회사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드는 글로벌파운드리와 공동 개발, 직접 구매 등 전략적 제휴를 계획 중이다. 

    테슬라, 폭스바겐, 닛산 등은 소프트웨어 재설계로 커스텁침을 범용칩으로 대체해 공급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도 폭스콘과 새로운 반도체 제품군 4종을 개발해 칩 수요의 80%를 대체한다는 목표다. 

    장홍창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은 “완성차 기업들이 재고를 최소화 해 비용을 축소하는 JIT(Just-in-Time) 방식에서 핵심 부품을 직접 관리하는 공급망 관리 방식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차량 시스템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