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계가 1~3세대 실손의료보험 적자를 매꾸기 위해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지난 9일부터 2021년 6월 이전 실손 가입자가 4세대 실손으로 계약 전환시 1년간 보험료 50% 할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은 과잉진료를 억제하고 가입자간 형평성을 도모코자 보험료 할인·할증제를 적용했다.
계약 전환은 본인이 가입한 회사의 최신 상품으로 계약 변경이 가능하며, 원칙적으로 별도 심사가 필요하지 않다. 단, 전환에 따라 보장 종목이 질병에서 상해까지 확대되거나 보장이 추가된 질환 가운데 예외적으로 심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된 경우 전환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대해상은 1세대 실손을 4세대로 판매 전환시 설계사 대상 보험료의 450% 시책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기존 300% 시책대비 150% 가량 인상된 방침이다. 시책은 판매 수수료와 별개로, 일종의 판매 보너스 개념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말부터 GA채널 설계사 대상 물품 시상도 진행 중이다. 4세대 실손 판매 실적에 따라 가전제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DB손해보험도 구(舊)실손 단독 전환 건에 대해 보험료의 200%, 장기인보험 연계시 400% 시책 지급을 약속했다.
KB손해보험도 현재 시책 상향 조정을 고민 중이라는 입장이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측은 아직 관련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나, 추후 경쟁사들의 4세대 가입 증가세 따른 손해율 개선시 해당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는 4세대 상품의 경우 비급여 이용량이 많을수록 보험료 할증이 부과돼 손해율 개선을 기대, 해당 움직임에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비급여 과잉 진료가 실손 적자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돼 왔는데, 4세대 실손은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으면 보험료가 최대 300% 할증된다.
이전 실손은 비급여 미관리로 지난해 9월말 기준 손해율이 131%를 기록했다. 이는 100원의 보험료를 받아 131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적자는 3조원을 상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업계는 4세대 실손이 보험료가 낮은 대신 진료비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실손 대비 20∼30% 높아, 부득이 비급여 진료를 계속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1~3세대 상품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실제 4세대 실손은 보장 범위와 한도는 기존 실손과 유사하나 보험료는 '1세대' 구(舊)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보다 75%가량 저렴하고,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과 '3세대' 신(新)실손보험(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보다 각각 60%, 20% 가량 낮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아직 4세대 실손에 대한 정보 및 홍보 등이 부족해 관련 상품 전환률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보험업계가 다양한 마케팅과 설계사 시책 상향 조정 등을 통해 4세대 실손 전환으로 반등을 노리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