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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준금리가 1.7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험업계는 득실계산에 분주하다.
통상 금리상승은 보험사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해 재무건전성 부문에서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가 최대 1.75%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시켰지만, 이를두고 실물 경제 상황에 견줘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 밝혔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연내 0.25%p씩 최소 두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선 신규 채권투자에 높은 이율이 적용돼 운용자산 수익률이 상승, 하반기 실적 오름세를 기대하면서도 RBC비율 하락에 따른 자본확충 우려도 상존하는 모습이다. 특히 장기성을 띄는 생보업계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있다.
장기성 이자자산에 투자를 많이 하기에 기준금리 인상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매도가능증권 평가익 감소에 따라 RBC비율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며,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RBC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시대 추가 금리 하락에 대응해 기존 보유 채권을 회계상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했는데, 최근 금리인상 흐름이 기존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익도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된 0.75%가 되자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254.5%로, 지난 6월말(260.9%) 대비 6.4%p 떨어졌다.
각사별로 같은기간 삼성생명 RBC비율은 311.3%로 전분기대비 21.8%p 하락, 대형사 중 감소폭이 가장컸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193.5%와 283.6%를 기록하며 각각 8.5%p, 1.4%p 감소했다. 농협생명, 푸본현대생명, ABL생명 등 중소형 생보사들도 각각 8.6%p, 11.5%p, 18.9%p 감소했다.
여기에 내년 새 회계기준과 이를 평가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되면 업계 자본확충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K-ICS는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원가로 평가하는 RBC비율과 달리 자산·부채 모두를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의 리스크를 평가한다. 보험사 입장에선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가용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수익 상승분에 비례해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손실이 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금리 상승으로 인한 플러스요인이 크다"며 "올해 2% 가까이 금리가 오를 경우 재무건전성 부담이 보험사별로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하고 내년부터 신지급여력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보험사들도 마냥 웃지만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