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정밀진단 통해 철거 후 재시공 검토재시공까지 2년 이상 걸려 입주민 '날벼락'보강공사 통해 부분시공한다면 입주 지연 3~6개월 최소화
  • ▲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연합뉴스
    ▲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연합뉴스
    광주시가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건물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철거 후 재시공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철거 공사 자체가 위험한데다 철거에만 최소 1년 이상 걸려 입주자와 건설사 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3일 붕괴 현장 브리핑에서 "공사 중단 행정 명령이 내려진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5곳 현장에서 확실한 안전성 확보 없이 공사가 재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붕괴사고 현장은 전문가들과 철저히 점검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건축법에 따르면 아파트 건축 허가권자는 공사중지와 건축허가 취소 처분은 물론 건축물 해체 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 사고 아파트 허가권자는 광주 서구청이다.

    광주시는 일단 화정아이파크 1·2단지 10개동 전체에 대해 전문가 안전진단을 실시해 전면 철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상층부 붕괴시 하층부까지 영향을 미쳐 균혈과 변형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지 진단하는 게 관건이다. 일부만 보강 공사를 해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해체 명령을 내릴 근거가 약해진다.

    전면 철거가 결정돼도 철거 공사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밀 진단에만 최소 3~4개월이 걸릴 수 있다. 무엇보다 사고가 발생한 201동은 다른 3개동과 모두 지하 주차장으로 연결돼 201동만 한 번에 무너뜨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분양 당첨에 들떠 완공만을 기다리던 입주 예정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이 아파트는 2019년 분양 당시 광주에서는 최고 수준인 평당 1600여만원대 분양가에도 최고 108대 1, 평균 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결국 안전진단, 보수 또는 철거 후 재시공 등 기간을 고려하면 예정된 11월 입주도 어려워졌다. 입주가 몇 개월, 몇 년이 미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계약취소, 환불을 요구하고 사측이 불응한다면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면 철거를 하더라도 건물 강도와 도면을 검토해 맨 위에서부터 1개 층씩 해체해야 해 최소 1년 이상은 필요하다"며 "재시공이 끝날 때까지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붕괴된 상층부만 철거하고 보강 공사를 한다면 입주 지연은 3~6개월 수준으로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가 지나치게 지연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통상 아파트는 입주가 3개월 이상 지연될 경우 계약 해지 사유로 본다.

    이에 대해 HDC현산 측은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물 철거 등 향후 조치는 실종자 수색이 끝난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