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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세수 60조, 결국 월급쟁이 '혈세'…미친물가 겹쳐 지갑 '얄팍'

작년 11월까지 법인세 14.7조↑·부가세 6.1조↑·소득세 20.2조↑근로소득세, 2020년 기준 소득세의 44%·국세수입의 14.3% 차지최저임금 등 명목임금 올라 세부담 증가…실질임금은 반토막 그쳐"월급 빼고 다 올라"… 高물가에 세부담 가중 유리지갑 '이중고'

입력 2022-01-17 11:37 | 수정 2022-01-17 12:19

▲ 월급쟁이.ⓒ연합뉴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국세수입이 60조원 가까이 더 걷힌 가운데 '유리지갑'인 월급쟁이들의 세(稅)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명목상 월급이 오르면서 세금도 덩달아 뛰었으나 미친 물가로 인해 실제 지갑은 얇아지는 '냉혹한 누진세'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합세해 더 걷은 세금으로 유례없는 '꽃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월급쟁이만 봉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3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1월호를 보면 지난해 11월까지 국세수입은 32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세수진도율(정부가 한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은 102.9%다. 정부가 지난해 말까지 걷으려던 목표치를 11월에 이미 넘어섰다는 얘기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법인세(68조8000억원)가 1년 전보다 14조7000억원, 부가가치세(70조3000억원) 6조1000억원, 양도소득세·근로소득세 등 소득세(106조6000억원) 20조2000억원이 각각 더 걷혔다. 이 중 소득세가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쯤이다. 금액으로는 2015년부터 부가세를 제치고 세수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득세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세목은 급여에서 세금이 원천 징수되는 근로소득세다. 국정 모니터링 지표인 'e-나라지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더믹(범유행)이 발생한 2020년 부과된 근로소득세는 40조9000억원으로, 전체 걷은 소득세(93조1000억원)의 44%를 차지한다. 근로소득세가 2020년 국세 총수입(285조5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3%에 달했다.

2012년 20조원대였던 근로소득세는 꾸준히 늘어 2016년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근로소득세수 증가는 2014년부터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 것과 '냉혹한 누진세' 효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냉혹한 누진세란 물가인상을 고려한 실질임금 인상분이 아닌 명목임금 인상분에 대해 증세가 이뤄져 실질임금 인상이 영(0)이거나 줄어들어도 소득세는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재정당국도 1월 재정동향에서 소득세 증가 원인으로 명목임금 증가를 꼽았다.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명목임금은 월평균 368만5000원으로 1년 전(353만7000원)과 비교해 4.2% 올랐다는 설명이다.

▲ 물가.ⓒ뉴데일리DB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지난해 실질임금 상승률은 명목임금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29일 내놓은 '2021년 11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참조하면 지난해 1~10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 총액은 365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15만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물가수준을 반영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7만4000원으로, 전년(350만4000원)보다 2.0%(7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월급쟁이의 실질임금은 7만원 올랐는데 정부가 부과한 세금은 2배가 넘는 15만원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2.5%나 상승했다. 통계청의 '2021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은 3.7%로, 4분기 내내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대 이상 상승률은 지난해 4월(2.3%) 이후 9개월째 이어졌다. 특히 밥상물가를 나타내는 농수축산물 물가상승률은 채소류가격 하락(-4.7%)에도 축산물가격(1.2%)이 강세를 유지하며 전월보다 7.8% 올라 서민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월급쟁이 처지에선 고공행진 중인 소비자물가에 세금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볼멘소리가 그냥 나오는 소리가 아닌 이유다.

한편 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해 설 명절 이전에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추경은 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추가로 주고,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도 기존 3조2000억원 규모에서 5조1000억원으로 늘리는 데 쓰인다. 초과세수는 오는 4월 결산 절차 이후 활용할 수 있어 당장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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