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집값 하향 안정세 속도…금리인상 등 가속 예상"전세→월세 가속, 서민 주거비부담↑…월세상승률 7년만 최고洪 "일부지역, 대선 개발공약에 우려…안정화 흐름 훼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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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시장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속도를 낸다고 평가했다. 이에더해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p) 올렸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해 하향 안정이 가속할 것으로 봤다.전·월세 시장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전세 물량이 줄어들고 월세로의 전환이 늘면서 서민 고충이 커지는 현실을 외면하는 확증편향(確證偏向)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정부는 19일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이하 부동산 점검)를 열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부동산시장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속도 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월간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잠정)을 보면 강남4구에서 두달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고 내림폭(-0.86%)도 11월(-0.05%)보다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또 이런 현상이 서울(-0.48%)과 수도권(-1.09%)은 물론 전국(-0.91%)에서 관측된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전달보다 마이너스(-)0.47%p 내리는 등 통계집계 후 최대폭으로 둔화했고, 매수심리를 체감할 수 있는 12월 서울아파트 경매시장 낙찰률도 11월(62.2%)보다 15.3%p 내린 46.9%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매매수급지수가 전국·수도권·서울 모두 매도자 수가 많은 매수자 우위를 유지하며 6주 연속 하락했다"며 "이는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진 내림세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정부는 대선이 최근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흐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은 최근 부동산 개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과 신규 건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이 대표적이다. 홍 부총리는 "1월 들어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선거 관련 대규모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도 있어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특이동향에 대해 자세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부동산시장 안정은 여·야, 현·차기정부를 떠나 공통의 지향점이므로 어렵게 형성된 안정화 흐름이 훼손되지 않게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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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동산정책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가 표심을 달래려고 확증편향을 보인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부는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자 주택매매시장의 하향 안정화가 고착화한다고 자화자찬 모드지만, 전·월세 시장은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적잖다.지난해말 통계청이 내놓은 2021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집세는 1년 전보다 2.0% 올랐다. 전세(2.8%)와 월세(1.1%) 모두 상승했다. 전세는 2017년 10월(2.7%)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월세는 2014년 6월(1.0%) 이후 처음으로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늘어난 월세만큼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임대차 3법 시행과 맞물려 전세는 지난해 5월 이후 20개월 연속, 월세는 19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름폭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전세는 11월보다 0.3%, 월세는 0.1% 각각 올랐다.하지만 홍 부총리는 이날 전·월세 시장에 대해선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부의 설레발에는 여당도 견제구를 던지는 실정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홍 부총리를 향해 "경제부총리가 '집값이 하향으로 떨어진다'고 하지만, 몇억이 올랐는데 몇천만 원이 떨어진 것을 두고 그렇게 말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본다"고 일침을 놓았다. 앞선 5일 부동산 점검에서 홍 부총리가 "(최근 주택매매시장은) 하향 안정세로 전환에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라고 자평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