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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비율 조작 주장 증인 진술 '오락가락'… 신빙성 의문"

보고서 작성 관여 전 회계법인 직원 증인 출석검찰 신문 당시 "삼성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증언일주일만에… "기억나지 않는다" 반복만변호인 "증인, 사실관계 혼동… 보고서 조작 주장 성립 안돼"

입력 2022-01-20 22:48 | 수정 2022-01-21 07:29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증인의 진술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에 삼성이 개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증인이, 일주일 후 열린 공판에서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29차 공판을 진행했다.

공판에는 전 딜로이트안진(안진) 회계법인 직원 오 모씨가 출석해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으로 진행됐다. 오 씨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양사의 자문을 맡은 삼성증권이 안진과 삼정케이피엠지(KPMG) 회계법인(삼정)에 합병비율(1:0.35)이 타당한지를 의뢰해 작성된 문서다. 검찰은 삼성증권·삼성물산이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등의 지시에 따라 안진 회계사를 압박해 삼성에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13일 열린 28차 공판에 출석한 오 모씨는 검찰 주신문에서 삼성이 요구한 합병비율에 맞추기 위해 제일모직 가치는 높이고 삼성물산 가치는 낮추는 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5월21일 삼성물산 우모 부장에게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 내용에 대해 보고했지만 우 부장이 화를 냈고, 이후 5월22일 안진회계법인 정 부대표와 만나 상의를 한뒤 해당 보고서가 삼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증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변호인단은 증인의 증언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사실관계를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씨는 '삼성물산 우모 부장 질책에 어쩔 수 없이 합병비율에 맞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진술했냐'는 변호인 질문에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다. 오히려 2015년 5월 22일 이사회가 연기되기 전까지도 보고서는 작성하지 않았다고 오 씨는 진술했다.

변호인단은 그의 진술이 기재된 조서를 제시하며 "21일까지 합병보고서 제출해야하는데 준비가 안됐고 22일 통화하고 준비했다는 건가"라고 묻자 오 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단은 오 씨가 정 부대표를 5월20일 만났는지, 5월22일 만났는지에 대해서도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오 전 상무가 정 부대표를 5월 20일 만났다면 삼성물산 우 부장에게 합병비율검토보고서 내용에 대해 보고하기 이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삼성측이 원하는 대로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1:0.35의 비율로 진행된 제일모직-삼성물산 흡수합병의 불법성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 여부 등이다. 

변호인단은 당시 삼성물산의 상황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건설업의 불경기 지속과 해외프로젝트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 변화로 순환출자 등 규제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합병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경영실적과 신용등급도 상승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합병 비율 역시 자본시장법에 따라 정해졌다. 당시 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0.35로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 이전 한달간 각 회사 시가총액의 가중평균값으로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조재범 기자 jbcho@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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