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간담회 통해 신사업 추진 계획 밝혀건설업종 부정적 관측 등 희망 공모가 높다는 지적김창학 "사업 및 재무 역량-주주 구성 등 차별화 요인 있어"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IPO와 관련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초부터 대형 공모주들이 증권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다소 높게 책정된 희망 공모가액으로 흥행 성공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ENG는 공모가격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26일까지 거친 후 내달 3~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청약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현대차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7곳이다.

    현대ENG의 공모가 희망 범위는 5만7900~7만5700원(액면가 500원)으로 총 공모가액은 9264억~1조2112억원이다.

    이중 구주를 제외한 신주 400만주를 발행해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은 2316억~3028억원이다. 현대ENG의 총 발행 주식수는 7595만3410주로 신주 400만주를 포함하면 7995만3410주가 된다.

    이를 희망 공모가 범위내에서 계산하면 시총은 4조6293억~6조525억원 수준이다.

    공모 희망 하한가로 계산하더라도 현대ENG의 시총은 최대주주이자 현재 건설 종목 대장주인 현대건설(4조7600억원)과 비슷하고 삼성엔지니어링 4조5700억원, GS건설 3조4900억원, 대우건설 2조3200억원 등 주요 건설기업들보다 훨씬 높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공모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ENG는 국내외 건설사들의 가치를 분석해 그 평균값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EV/EBITDA라는 방식으로 배수를 구했는데 이는 비교 대상 회사들의 기업가치가 1년에 버는 현금성 영업이익의 몇 배인지 계산한 것이다.

    그 평균 배수를 현대ENG 이익에 적용해 기업가치를 결정했는데 12개 비교 대상 기업중 9개가 WSP글로벌, 제이콥스, 월리파슨스 등 글로벌 상위권을 다투는 기업이고 국내 건설사는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GS건설 3개사다.

    해외 건설사 9곳의 멀티플 배수는 20배에 가깝게 책정됐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국내 3사의 평균 멀티플 배수는 5.1배 수준으로 현대ENG이 적용한 11.6배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현대ENG이 주목하고 있는 플랜트사업 역시 삼성엔의 사업 역량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삼성엔의 EV/EBITDA(5.96배)보다 두배가 높은 배수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건설사들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몸값을 너무 부풀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최근들어 건설업에 대한 전망이 다소 부정적으로 바뀐 점이 IPO에 부담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로 건설업 규제 강화 우려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업 지수는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 기대감 등으로 올 들어 사고 발생전까지 6.47% 상승했지만, 사고 이후에는 12.0% 하락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보다 올해 착공과 분양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감이 상향되는 시점에 나타난 부정적 이슈"라며 "특히 안전 강화로 착공이 지연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주택업종 투자 포인트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건설업종 자체가 IPO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피어그룹을 활용해 기업가치가 높게 측정됐다고 본다"며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는 별대로 현산을 비롯한 주요 건설사들에 대한 투자심리 역시 무너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IPO 대어'들이 줄줄이 대기중이어서 흥행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이들 가운데 초대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가치 10조원에 도전하는 기업들도 현대ENG를 포함, 4곳에 이른다.
  • ▲ 현대엔지니어링 IPO 관련 온라인 간담회에서 김창학 대표(우)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온라인 간담회 갈무리
    ▲ 현대엔지니어링 IPO 관련 온라인 간담회에서 김창학 대표(우)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온라인 간담회 갈무리
    그러나 현대ENG는 자사의 미래 경쟁력과 사업성을 강조해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짓겠다는 계획이다.

    현대ENG는 업계에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국내외 사업의 적절한 비중의 사업 분야를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플랜트(화공, 전력 및 에너지) △인프라·산업 △건축·주택 △자산관리 등 건설·엔지니어링 전 분야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0년말 기준 매출 비중은 ▲플랜트/인프라 45.5% ▲건축/주택 43.5% ▲자산관리 및 기타 11% 등으로 구성돼 사업 부문별 실적의 균형이 돋보이며 국내외 매출 비중도 각각 50%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1년 1936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2017년 5144억원으로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저유가와 그에 따른 발주 물량 감소, 코로나19 팬데믹 등에도 2020년 25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1년 들어서는 코로나19와 글로벌 경기 변동성을 극복해 2020년도 3분기 기준 영업이익 2033억원에서 2021년 3분기 31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신규 수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0조원을 기록, 전년동기 6조9233억원에 비해 44.6% 늘어났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는 27조원을 보유하면서 2020년 매출 7조원 기준 약 4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분기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건설사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유동비율은 226%로, 최고 수준이며 부채비율 역시 59.4%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분야의 6가지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 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 사업을, 친환경 분야에서 △CO₂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간담회에서 "국내 주택·건축 사업을 영위는 하고 있지만,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한 회사로서 매출의 상당부분이 해외경쟁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글로벌 플랜트 회사들을 비교 대상 기업으로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ENR TOP 100 리스트를 모집 단으로 사용해 당사와 유사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재무적 유사성을 가진 기업을 비교해 선정했다"며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들은 타사와 차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플랜트 기술 인력이 바탕이 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신사업 등 사업 확장을 투자자금의 여력, 신용등급 및 순유동성, 부채비율 등 재무적 우수성 외에도 주주 지분 구성 등 향후 주가 형성에 있어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