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 넘게 하락하며 패닉 장세 금리인상·유가 급등에 인플레 압력 거세져"2월엔 주가 바닥 확인…봄 이후 반등 전망"
  • ▲ ⓒ한국거래소
    ▲ ⓒ한국거래소
    1월 증시가 큰폭의 조정을 받고 지난 2020년 수준으로 다시 돌아왔다. 조기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박까지 더욱 거세지면서 전문가들은 2월 증시 역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달 바닥을 확인하고 나면 봄 이후부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코스피는 4.60% 하락하면서 2600선대로 내려왔다. 코스피 지수가 27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12월 3일 이후 1년1개월여 만이다.  

    지난 1월 코스피는 10% 넘게 내리며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1월 효과를 기대했지만 연초부터 국내 증시는 힘 없이 흘러내렸다. 통상 1월 주가 상승률은 뚜렷한 이유 없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는 이유는 금리 인상,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수급 불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 우려 등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긴축 우려감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진행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 

    연준은 오는 3월 첫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이 가장 큰 불안 요소로 여기고 있는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은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원칙을 처음 밝혔다. 

    시장을 달래려는 연준의 의지도 그다지 표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FOMC 재료 노출에도 연준이 지속적으로 혹은 더 긴축 스탠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부담을 받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1월 깜짝 금리 인상, 3월 50bp(1bp=0.01%) 빅샷 가능성, 연 6~7회의 공격적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일부 투자자들이 우려한 파격적 정책 행보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안도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도 "연준이 주식 시장에 안정감을 주었다고도 보여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과 중동지역 공급 우려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은 인플레이션 위협을 키우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물가를 쥐고 있는 유가가 다시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때문에 2월 증시 역시 높은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변 연구원은 "공급망 해소 시점이 계속 지연되고 있고 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연준의 긴축 기조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반등 폭은 제한적이 될 가능성이 높고 2월 증시 역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월 이후 유가가 경제 지표 부진 혹은 주식 시장 하락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이슈 등으로 인해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발전시키며 연준을 더 긴축화 시킬 수 있는 강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가장 큰 변수이기에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기 전까지 단기간에 변동성 장세가 안정을 찾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 요인 중에서는 물가와 금리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길게 봤을 때는 물가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빨라질 수 있으니까 늘 변동성의 위험이 도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월 바닥을 확인하고 봄 이후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시점에는 코스피를 추종하는 기관들이 기존 주식들을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설 연휴부터는 수급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에 주목한다"며 "긴축 불확실성과 IPO 수급우려는 1월말~2월초면 해소될 것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도 조만간 우려의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추세 반등을 위해선 가장 중요한 문제인 인플레이션 우려 해소가 필요한데,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정점 확인 등을 고려했을 때 봄 이후에는 이 우려 또한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상반기까지는 추세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2월 주식시장은 충격에 따른 일시적 반등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인플레와 정책 환경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은 상승 여력보다 바닥을 찾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