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 급등 및 금리인상 우려…·불안심리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둘러싼 긴장감 속 원자재 인플레이션 우려 이번 주 산업생산 지표 및 FOMC 회의록 공개 연이어 예정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지정학 리스크가 덮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 확대가 뚜렷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2.55포인트(0.09%) 내린 2747.71로 마감했다. 코스닥 또한 전주보다 25.45포인트(2.8%) 내린 877.42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우려에 장중 2700선이 붕괴되는 등 고전 중이다.

    2월 들어 활기를 되찾는 듯했던 국내외 증시는 변동성을 재차 키우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는 앞서 지난 10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7.5%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2월 이후 40년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이에 미국 증시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3.53포인트(1.43%) 내린 3만4738.0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5.44포인트(1.9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94.49포인트(2.78%) 급락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도 고조되고 있어 지수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러시아가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들의 철수를 명령하고 자국민의 출국을 권고하고 있다.  

    안정을 찾아가던 증시에 우크라이나라는 복병이 등장하자 증권가에서는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대대적 무력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그보다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와 이로 인한 원자재 인플레이션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주식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군사적 긴장 자체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라며 “극단적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3월부터는 전형적인 경제재개 베팅이 가능한 구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정학적 긴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상황을 종합해보면 군사적 충돌보다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그리고 이로 인한 원자재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가까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번 주 발생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도 경계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오는 16일 미국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의 실물지표와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가 연이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또 한 번 경기와 통화정책 간의 엇갈린 흐름과 간극 확대가 예상된다”라며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하고, 1월 FOMC 의사록 내용을 매파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1월 실물지표는 전월보다 개선되지만, 기대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며 “경기는 나쁘지 않음에 따라 통화정책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는 경우 증시에는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서 자산매입 축소, 양적 긴축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라며 “1월 FOMC 의사록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확인된다면, 통화정책 단계에 있어 2단계라 할 수 있는 금리인상 다음 3단계인 유동성 흡수에 대한 우려가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