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R 적극 참여… 실적·전략 어필비대면 이어 속속 해외 출장 준비노조도 해외투자 한 목소리… 글로벌 금융 도약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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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든 금융지주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주 시작하는 JP모건 주최 IR 컨퍼런스에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주 모건스탠리가 주최한 화상 IR 컨퍼런스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참여했다. 하나금융지주에서는 이후승 최고재무책임자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사 실적 홍보와 중장기 전략을 직접 설명하며 투자 유치에 공을 들였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민간 기업이 아닌 금융지주 수장이 컨퍼런스 무대에 올라서는 건 눈에 띄는 변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대 해외 자본 유치 없는 국내 금융에만 묶여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라고 해석했다.

    금융지주 수장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해외 대면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조만간 싱가포르 출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의 해외 IR은 코로나 19가 확산한 이후 처음이다. 최근 DLF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징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이후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최근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ESG 경영 고도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는다. 성장금융펀드와 기술금융 투자 등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지원으로 건전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점을 어필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환경부와 녹색채권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며 주주 제고 가치에 기치를 든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도 외부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과 해외건설공사 보증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고 건설사업에 필요한 보증과 융자, 공제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20개국 165개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건설 공사현장에 대한 정보공유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 투자 유치에 대한 관심은 노사를 가리지 않는다. KB금융 노조는 지난주 주주제안서를 통해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글로벌 사업에 적극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다. 류제강 KB금융 노조협의회 의장은 "노조의 경영참여 목적이 아니라 해외투자와 글로벌 시장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쌓은 다음해에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는 과거의 과오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생존 노력"이라며 "노사가 한마음으로 금융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