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일동제약 등 긴급사용승인 위한 임상계획 변경현대바이오, 정부 산하 연구기관 통해 오미크론 효과 확인일동제약, 日과 공동개발 물질 2b상 마치고 승인 신청
  • 국내 개발 중인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들이 임상진행 과정에서 높은 효과를 확인하며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앞당겨 상업화에 빠르게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일동제약 등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임상계획을 변경했다.

    현대바이오는 후보물질 'CP-COV03'의 임상 2상을 2a상, 2b상으로 나누지 않고 통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임상 2상 참여 환자수를 늘리고 내달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바이오가 이같이 결정한데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최근 실험결과 오미크론에도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고 입증받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진행한 실험에서 숙주지향 항바이러스제인 CP-COV03는 오미크론에 대해 바이러스 증식을 100% 억제하는 혈중유효약물농도(IC100)가 0.65μM(마이크로몰) 미만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IC50값인 1.75μM의 약 1/3 수준인 것이다.

    이 같은 실험결과는 CP-COV03가 오미크론 변이에는 코로나19보다 뛰어난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한다는 것으로,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2상 실험군에서 5일간 복용뿐만 아니라 3일간 복용 결과도 확인할 계획이다.

    CP-COV03의 주성분은 니클로사마이드다. 이 물질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숙주인 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현재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S-217622'의 임상 2b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분리해서 시행하기로 했다.

    S-217622의 임상 2a상 결과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면서 2b상을 마치고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경증과 중등증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은 두 단계를 분리해 진행되고,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 대상 임상시험은 기존 계획을 유지해 2b상과 3상을 동시에 시행한다.

    시오노기제약에 따르면 S-217622 투약군에서 바이러스 역가와 바이러스 RNA가 크게 줄었으며, 4일째 바이러스 역가 양성 비율이 위약(가짜약)군에 비해 60∼80% 줄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초 첫 환자 등록을 마친 뒤 다수 환자에게 투약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2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은 임상 2상을 이달 내로 종료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 임상완료는 7월 이내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재택치료 환자가 증가하면서 보다 빠른 긴급사용 승인을 위해 개발사들이 임상변경에 들어가고 있다"며 "오랜시간 기다려온 국산 1호 먹는 치료제 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