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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환율↑·유가↑·금값↑ 시장 '출렁'…인플레 공포

러, 우크라 침공 현실화… 유가 100달러 돌파·환율 8.8원 급등정부 "특이동향·이상징후 없어… 유가 정부비축물량 106일분"文대통령 "경제제재 동참"… 자동차 등 對러 교역 차질 불가피한은, 올해 소비자물가 3%대 상승률 제시… 상승압력 거셀 듯

입력 2022-02-24 18:04 | 수정 2022-02-25 09:58

▲ 증시 출렁.ⓒ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출렁였다. 각국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환율은 치솟고 투자자는 안전자산에 몰렸다. 국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대(對)러시아 교역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 에너지·곡물시장 등에서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상승 압력이 한층 커져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우려가 현실로… 예고된 충격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오전 5시50분께(현지 시각) 긴급 연설 형식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선언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3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사실상 예고한 가운데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24일 아시아 증시는 곧바로 요동쳤다. 코스피는 이날 2648.80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70.73포인트(P·2.60%) 내렸다. 지난달 27일(2614.49) 이후 한달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873억원, 기관은 485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12P(3.32%) 내린 848.21에 마감했다. 지난 15일(839.92) 이후 10일 만에 최저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81% 하락했다. 오후 한때 2만6000선이 무너지면서 2.3% 넘게 주저앉기도 했다.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상하이지수도 장중 한때 2% 이상 떨어졌다가 1.70%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선물과 나스닥 선물도 각각 2.68%, 3.37%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치솟았다. 외신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5.53%나 오른 102.19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약 12만원)를 돌파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이날 배럴당 96.97달러로 5.24%나 급등했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120달러에 도달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면서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유럽 시장에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000㎥당 1400달러(약 168만원)로 35%쯤 뛰었다.

외환시장도 출렁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8원 오른 달러당 1202.4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 7일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는 안전자산에 몰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12%P 하락해 1.90% 밑으로 내려갔고 금값도 급등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1시28분 현재 1.9% 상승한 온스당 1943.8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다.

▲ 24일 서울 강남구 전략물자관리원 러시아 데스크가 분주한 모습이다.ⓒ연합뉴스

◇정부 "원자잿값 오르면 할당관세 확대"

정부는 아직 경제 이상징후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후 서울청사에서 제5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부문별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정부는 "아직 주요 부문에서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이동향이나 이상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에너지·원자재·곡물 등과 관련해선 "단기적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유가의 경우 장기계약 비중이 높고 정부 비축물량이 106일분이라 당장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게 정부의 견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의존도가 높은 사료용 밀은 7개월, 옥수수는 6개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러시아 진출기업의 경우 현지 활동을 이상 없이 유지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진출기업 주재원은 13개사 43명에 대해 대피를 완료했다고 했다.

정부는 2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상황별 대응 계획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석유 등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대체 물량 확보, 정부 비축유 방출, 국제공동비축 우선 구매권 확보 등 비상조치를 나설 계획이다. 곡물도 수급 차질이 현실화하면 사료 원료 배합 비중 조정, 안전재고 일수 30일 확대, 정책금리 인하 등을 즉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원자잿값이 계속 오를 경우 할당관세 인하 폭과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무력침공을 억제하고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경제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동참할 뜻을 밝히면서 우리 수출 전선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10위 교역대상국이다. 지난해 우리 수출의 1.6%, 수입의 2.8%쯤을 차지했다. 자동차·부품(40.6%), 철구조물(4.9%), 합성수지(4.8%) 등이 대(對)러시아 수출의 절반쯤을 차지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하면 자동차와 부품, 화장품, 합성수지 등을 중심으로 교역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 유가.ⓒ뉴데일리DB

◇에너지·곡물시장 공급 차질 우려

이번 사태로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소비자물가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급등은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옥수수 등 곡물자원 수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국제 곡물시장 공급 차질은 식음료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6% 올랐다. 4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고쳐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2.0%)보다 1.1%p나 올려잡았다. 물가당국이 3%대 물가 상승률을 제시한 것은 2012년(3.2%)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전면전을 전제로 하면 원자재 가격 등이 크게 올라 물가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서방이 경제 제재 수위를 상당히 높이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국내 생산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도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센데 이번 사태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요인이 추가로 발생했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성 교수는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은행·정부 등에 대한 추가 제재)과 관련해선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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