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보고서 작성 관련 전 안진회계사 직원 김씨 증인 출석"강하게 요구했다" 증언한 전 증인 오씨 정반대 진술 나와"삼성물산 주가 저평가 됐다는 검찰 주장, 사실과 달라"건설경기 침체 따른 사업부진… 타 건설사와 같이 낮게 평가전 증인 오 모씨, "검찰 신문에는 '강한 요구', 변호인 질문엔 강요 없었다"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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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합병비율 검토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삼성측 요구는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왔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24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33차 공판을 진행했다.이날 공판은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김 모씨가 출석해 변호인측의 신문이 이뤄졌다. 김 모씨는 2015년 5월 안진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관련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보고서는 양사의 자문을 맡은 삼성증권이 안진과 삼정케이피엠지(KPMG) 회계법인(삼정)에 합병비율(1:0.35)이 타당한지를 의뢰해 작성된 문서다. 검찰은 삼성증권·삼성물산이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등의 지시에 따라 안진 회계사를 압박해 삼성에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주장이다.김 모씨는 '(삼성물산-제일모직에 대한) 평가금액을 주가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한적 있었냐'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런적 없다"고 증언했다.앞서 지난 공판까지 증인으로 출석한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직원 오 모씨는 검찰 조사와 신문 과정에서 오락가락 진술로 신빙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오 모씨는 검찰 신문에서는 삼성물산 우모 부장의 질책과 강한 요구가 있었다고 했지만 변호인 질문에는 오히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고, 강요도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김 모씨는 "우모 부장은 합병비율 검토 결과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코멘트 할 입장도 아니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김 모씨는 삼성물산의 경우 주요 사업의 부진과 건설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탓에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낮게 평가했다고 언급했다.변호인단은 2014년 11월 삼성물산 실적과 관련 언론사 기사와 4분기 실적 공시 자료를 제시하며 당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다.이에 김 모씨는 "삼성물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며 "건설업종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이하였고 삼성물산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발표 전부터 삼성물산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낮고 해외 프로젝트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 상승 전망이 어려워 향후 상승 기폭제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당시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의 경우 해외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으로 주가 기폭제를 찾기 어려워 주가 및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2015년 하반기 삼성물산은 해외 매각 프로젝트에서 97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에 삼성물산 주가 부진이 2015년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김 모씨는 '건설 경기 하락 외에 국제유락 하락 추세 등은 삼성물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한 것 아니냐'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한편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1:0.35의 비율로 진행된 제일모직-삼성물산 흡수합병의 불법성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 여부 등이다.변호인단은 당시 삼성물산의 상황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건설업의 불경기 지속과 해외프로젝트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 변화로 순환출자 등 규제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합병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경영실적과 신용등급도 상승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다.합병 비율 역시 자본시장법에 따라 정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0.35로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 이전 한달간 각 회사 시가총액의 가중평균값으로 결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