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SWIFT 배제 결정"…서방, 對러 제재 강화푸틴 "핵 억지력 부대 전투임무 돌입" 지시 '맞불'정부, 매일 대응TF회의… "우리기업 피해 최소화"일각선 "간접적 피해"… 공급망 차질 물가엔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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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서방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정부는 매일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열어 국내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간접적이라며 피해가 심각하진 않을 거라는 의견도 내놓는다.28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각) TV 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를 일컫는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현 위기가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이날 조처는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 대상에 올리는 등 대(對)러시아 압박 수위를 높인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27일(현지 시각) 주요 7개국(G7) 정상은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 일부 은행을 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WIFT는 1만1000개가 넘는 세계 금융기관이 결제 주문을 위해 쓰는 전산망이다. 여기서 배제되면 러시아 금융기관은 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된다.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 수단 중 하나로, '금융 핵 옵션'으로도 불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침공에 러시아의 SWIFT 퇴출을 요구했지만, 유럽연합(EU)은 SWIFT 제재 카드를 즉각 꺼내 들지는 않고 뒤로 미뤄둔 상태였다.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더 강한 제재를 시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ABC방송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은) 정당한 이유 없는 긴장 고조와 위협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은)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며 지금껏 사용하지 않은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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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이번 주 매일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를 열고 국내에 미칠 영향을 상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수출의 경우 다음 달 초 미국과 신속한 협의에 나서 서방의 수출 통제에 관한 세부내용을 논의하고 우리 기업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금융부문은 주요국의 대러 금융제재에 대비해 러시아 은행·기관과 국내 금융회사·기업 간 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결제 애로가 발생하면 우리 기업의 대체계좌 개설 등 무역대금 결제에 지장이 없게 외교당국과 협력하기로 했다.공급망 차질 우려와 관련해선 네온·크립톤·크세논 등 주력산업 공정에 활용되는 핵심품목의 경우 업계의 자발적인 재고보유량 확대로 단기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기업과 핫라인을 구축해 수급현황을 살피는 한편 제3국 수입, 대체재 확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다만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말미암은 우리나라의 피해가 생각만큼 심각하진 않을 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무래도 긴장관계에 놓이면 안전자산 회귀가 심화하는 등 (경제상황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러시아권과 거래하는 국내 수출기업이 있다면 거래관계가 위축될 거고, 원유 공급망에도 차질이 빚어져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면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홍 교수는 "전체적으로 보면 전쟁 발발 전보다는 좋지 않지만, 가령 대만과 중국이 미사일을 쏘는 상황을 가정해 비교한다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간접적, 2차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자산시장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 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