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펙 향상 신형 아이폰SE 공개삼성도 상반기 갤럭시A 신제품 출시 예정인도·동남아 등 신흥시장 성장 중심 보급형 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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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5G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삼성전자가 지배중인 중저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도·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성장이 거세지면서 이 지역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애플과 삼성전자는 '고스펙' 기반의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온라인으로 중계한 '스페셜 이벤트'에서 5G를 장착하고 배터리 수명을 더 늘린 신형 아이폰SE를 선보였다.

    아이폰SE는 매년 하반기 정기적으로 출시되는 플래그십 모델과 달리 비정기적으로 출시되는 모델로, 프리미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의 유일한 중저가 제품군이다. 애플은 지난 2016년 아이폰SE를 처음 출시한 뒤 2020년 2세대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제품의 가격은 예상과 달리 종전보다 인상된 59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아이폰SE 시리즈 중 처음으로 5G를 도입하는 등 스펙이 대폭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아이폰SE 신제품에는 애플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 아이폰13에 들어간 것과 같은 'A15 바이오닉' 칩이 탑재돼 첨단 카메라 기능이 작동된다. 사진 편집부터 게임, 증강현실(A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개선하도록 한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5G 탑재로 업로드·다운로드 속도가 빨라지고, 와이파이가 아닌 무선통신 연결 상태에서도 고품질의 HD 페이스타임(화상 통화)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무선통신 상태에서 친구·가족과 페이스타임 통화를 하면서 HDR 영화나 TV를 동기화해 같이 시청하는 '셰어플레이' 경험도 가능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SE는 콤팩트하면서 가치가 높은 아이폰을 찾는 사람을 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2년 만에 아이폰SE 제품을 선보이면서 중저가 시장의 강자인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대표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수성을 위한 주력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에도 일찍이 5G, 고성능 카메라 등을 탑재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중저가 제품으로 언팩을 진행하는 등 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 1위 모델은 삼성전자의 갤럭시A12로, 5180만대가 팔렸다. 갤럭시A02도 1830만대가 팔려 10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통상 상반기에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를 선보였다. 올해는 이르면 이달 중 갤럭시 A73·A53·A33·A23 등 갤럭시A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저가 시장에 힘을 주는 이유는 인도와 동남아 등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함으로 분석된다.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가성비를 갖춘 보급형 스마트폰의 성장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인도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지난해 연성장 12%를 달성했는데,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50% 수준에 불과하다. 인도는 올해 말 5G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인도 5G 스마트폰 점유율이 지난해 20%에서 올해 49%로 두 배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화웨이의 부진 이후 가격 인하 정책 등으로 중국 시장을 잡으며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추격하고 있다"며 "신흥시장 성장에 따라 5G 등 고스펙을 탑재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