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잔액 36조2819억삼성·NH·신한·KB카드順 증가우대금리 부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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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부터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카드론(장기카드대출)도 포함되면서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달 약 2700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수요 감소에 대비해 우대금리 등을 부여하며 고객 유치에 나선 결과란 분석이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간 협회 등록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BC·NH농협·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6조28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인 1월 36조132억원에서 2687억원(0.7%) 가량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별로 삼성카드가 954억원 늘었고 이어 NH농협카드(811억원), 신한카드(798억원), KB국민카드(264억원) 등의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721억원이나 빠졌고 현대카드도 79억원 줄었다.

    당초 올해부터 차주단위 DSR 산정 시 카드론도 포함돼 연소득의 50% 내에서 카드론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카드론 한도가 줄어들고 수요도 크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게다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론 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올 들어 카드론 금리가 주춤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9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1.8∼15.2%로 집계됐다. 바로 전달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5곳(삼성·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평균 금리가 0.2∼0.8%p 낮아졌다. 신한카드는 0.04%p 올랐지만 1%p가 뛰었던 이전 달에 비하면 상승세가 그리 크지 않았다.

    카드론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하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은행권 대출을 조이자 계속해서 올랐다. 하지만 올 들어 카드론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카드사들이 카드론 우대금리를 부활시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조정금리 평균은 1.12%로 조사됐다. 한달 전(0.58%)보다 2배 가량 뛰었다.

    조정금리는 우대금리와 특판금리할인 등을 포함하는 고객 맞춤형 할인 금리다. 조정금리가 높을수록 카드사에서 마케팅 비용을 들여 고객들의 대출 금리를 깎아줬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카드사들이 일제히 카드론 조정금리를 낮추던 것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조정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카드론 수요를 억제해왔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말 1%에 달했던 카드론 조정금리는 지난해 말 절반 수준까지 꺾였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조정금리 확대에 나선 건 카드론 수요 감소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식으로 고객을 유치한 것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론이 DSR 산정 때 반영되면서 고금리를 내던 다중채무자들이 카드론을 받을 이유가 줄었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사의 조달금리도 오르고 있어 장기적으론 카드론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