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판매량 현대차·기아 11.5만대 vs 수입차 9.1만대테슬라 이끈 성장세 BYD 등 中 기업 진출에 경쟁 격화국산-수입 보조금 격차 줄어 … 중저가 시장 밀릴 수도
  • ▲ 테슬라 모델 Yⓒ테슬라
    ▲ 테슬라 모델 Yⓒ테슬라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며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는 9만 대를 넘어선 가운데, 수입차 비중이 과반에 다가오며 국산 전기차와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5년 1~12월 누적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가 9만1253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84.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이 11만4854대로, 수입차 점유율이 과반에 근접한 모습이다.

    수입 전기차 성장세를 이끈 브랜드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해 누적 판매량 5만9916대를 기록하며 2023년 대비 101.4% 증가했다. 특히, 가성비를 내세운 '모델 Y'는 누적 판매량 3만7925대를 기록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공세도 거세다. BYD는 2025년 한국 시장 진출 첫해에 6000대 이상을 판매해 수입차 판매 10위권에 진입했다.

    올해도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은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통하는 ZEEKER(지커) 역시 12월 국내 판매·서비스 파트너 및 딜러 계약을 체결해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잇따라 진입하며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수입 전기차 가격들은 가격 인하를 통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 판매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최대 940만 원 인하했다. BYD도 올해 1월 자체 보조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현대차·기아가 판매량 자체는 뒤처지지 않는다. 특히, 기아 EV3,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 등 주요 전기차 모델은 안정적인 판매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가격 경쟁 구도의 지속은 체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조금 정책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2026년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을 정했다. 올해 현대차 중형 전기 승용차에 주어지는 국비 보조금은 최대 570만 원으로 테슬라 차 보조금 420만 원과의 격차는 150만 원 수준이다. 지난해보다 보조금 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테슬라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는 5000만 원대로 낮은 가격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장착을 내세워 작년에 비해 많은 보조금을 받았다. 반면, 현대차 일부 전기 차종은 자동 요금부과 서비스 요건에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 최고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비보조금 및 전환 지원금 등을 고려하면 국산 전기차가 제도적으로는 보급 사업 내에서 불리한 상황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보조금 격차 축소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입차의 공세가 맞물리며 내수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체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과거 수입 전기차는 제한된 범주 안에서 경쟁했지만,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매우 빠른 속도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그러면서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나 중국 전기차와 정면으로 맞설 중소형·중저가 전기차 차종이 많지 않다는 점"이라며 "전기차는 보조금과 체감 가격이 구매를 좌우하는 시장인 만큼, 이 가격대를 커버할 수 있는 차종을 내놓지 못하면 국내 브랜드가 외면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