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대표단과 면담 갖고 의견 청취의견 충돌 없이 1시간 동안 대화 나눠노조, 경계현 사장 경청 노력에 긍정적 평가
  •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삼성전자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노동조합 대표단과 면담을 진행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임금 교섭 중 삼성전자 대표와 노조가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이날 오후 화성사업장에 있는 대표이사 집무실에서 노조 측과 만나 임금, 복지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사측은 경 사장과 인사 담당 임원 3명, 노조 측에선 공동교섭단 간사와 참여 중인 4개 노조 위원장 등 5명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달 16일 노조 공동교섭단이 최고경영진과의 면담을 요청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에서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와 만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 8월 당시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이 첫 노사 단체협약 체결식에 참석하긴 했지만, 노조가 요청한 대화에 대표이사가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특별한 의견 충돌 없이 한 시간 동안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노조에서 의제로 제시한 '급여체계 개선', '휴식권 보장'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교섭은 없었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으로 전환 ▲정률인상에서 정액인상으로 전환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휴식권 관련 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노사는 앞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의견을 교환했다. 노조는 특히 경 사장이 노조의 의견을 경청하려는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측은 또 내달경 자리를 마련해 대화를 이어가자고 노조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15회에 걸쳐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가 결렬되면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노조가 파업 추진에 앞서 회사 최고경영진과의 대화를 요구해 경 사장과의 간담회가 이뤄졌다. 삼성전자에서는 지난 1969년 창사 이후 53년 동안 파업이 발생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