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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당선인에 바란다] 효과 미흡한 규제일몰제 재점검해야

네거티브 규제시스템 조기 정착 돼야 경직적 근로시간과 연공서열식 임금체계 바꿔야대규모기업집단지정제도 존치할 필요 있는지 검토해야

입력 2022-03-21 08:39 | 수정 2022-03-21 10:06

▲ 전인식 산업정책실장.ⓒ대한상의

향후 5년간의 국가 운영을 책임질 새 대통령이 결정되었다. 앞으로 5년은 대한민국이 성장의 기틀을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면서 국가간 미래먹거리 경쟁이 한층 격화되었고 저출산‧고령화, 사회 양극화, 일자리 감소, 지역소멸 등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현안도 산적해 있다. 새 정부 임기내 실질적인 대책들이 추진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핵심은 민간의 창의성과 시장의 역동성을 회복시켜 경제‧사회 전반에 활력을 높이는 것이다. 최근 국내 잠재성장률은 2%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가 봉착하고 있는 많은 문제가 이 같은 성장 정체에서 비롯됐다.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이제는 경제가 선진화되고 산업구조가 복잡해져 더 이상 정부가 주도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그런 만큼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고, 그 시작은 규제개혁이 돼야 한다. 역대정부가 규제개혁을 국정과제로 내걸었지만 성공으로 평가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규제로 이익을 보는 기득권의 반발이 심했던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규제 하나 하나를 점검하고 해결하려는 접근방법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쏟아지는 시대에 맞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제도 개선을 통해 규제를 근본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 이미 도입되었지만 효과가 미흡한 규제일몰제를 재점검하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네거티브 규제시스템도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 그리고 사전 규제영향 평가를 받지 않는 의원입법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미래 대응을 위한 노동개혁도 중요한 과제다.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는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을 여전히 하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시간 근로와 빈번한 산업재해 등 그간 근로자 보호에 미흡했던 부분은 주52시간제 도입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개선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제는 시대변화에 맞게 노동시장의 역동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한다. 우선 과제는 경직적인 근로시간 운영규정과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보다 유연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노동계의 요구로 성급하게 입법된 노조법과 중대재해처벌법도 시장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게 공정거래제도도 정비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공정거래 정책은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보다는 대기업을 규제하는데 치중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경쟁의 틀도 근본적으로 바뀌었으니 제도도 그에 따라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어 ‘갈라파고스 규제’라고 지적되는 대규모기업집단지정제도를 계속 존치하는게 옳은지, 존치할 필요가 일부 있다면 제도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대통령 당선인도 정부 주도에서 민간과 시장 중심으로 국정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기업도 과거와 달리 새로운 기업가정신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는 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새로운 민관협력 시스템이 정착되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전인식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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