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이후 새로운 변이 출현 우려… 정점 이후 논의해야 경구용치료제, 물량 부족 ‘팍스로비드’·승인 검토 ‘라게브리오’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오미크론에 비권장… ‘소트로비맙’ 도입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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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를 계절독감에 비유해 감염병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은 이후에도 1급 감염병이 아닌 ‘2급’ 감염병 전환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현 상황에서는 완화된 관리체계 보다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부터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은 이르면 금주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을 2등급으로 조정하는 방침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하고 구체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오미크론은 치명률이 낮고 또 정점이 지나면 신속한 의료대응이 가능하도록 조처를 하겠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막중한 행정적 부담을 줄이면서 대응 역량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검토되는 사안이다. 

    만약 2급으로 전환되면 현행 검사·진료·방역 체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의료진 등은 확진자 발생 즉시가 아닌 24시간 내 신고하면 된다. 

    특히 2급 감염병 21종 가운데 11종만 격리 의무가 있어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도 사라질 수 있다. 그간 정부가 부담하던 치료비와 생활비 지원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코로나19 변이가 오미크론, 스텔스 오미크론에서 멈춘다면 정점 이후 검토가 가능한 부분이겠지만 다음 유행은 언제 퍼질지, 또 새로운 변이 출현이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본인의 SNS에 “오미크론은 마지막 변이가 아니고 다음이 등장한다”며 “매달 국내에서 아종이 바뀔 확률은 약 30% 정도이며 전파력, 면역회피가 오미크론을 대체할 정도가 되면 새로운 변이로 인한 유행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재 오미크론이 코로나19 우세종이긴 하지만 다음 변이 발생 우려도 만만찮다. 그런데도 계절독감과 비교하며 2급 감염병로의 전환은 너무 이르다는 평가다. 적절한 코로나19 치료제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선구매한 화이자사의 경구용치료제 ‘팍스로비드’ 선구매량은 76만2000명분이고 현재까지 16만3000명분이 국내로 들어왔다. 아직 여분이 있지만 사용량의 절반 정도가 최근 1주일 사이에 처방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팍스로비드 사용이 어려운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를 위한 선택지로 MSD(머크)의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을 검토 중이다. 

    앞서 국립중앙의료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코로나19 진료권고안(버전 2.1)를 통해 “타 치료제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치료 효과가 현저히 낮은데 ‘소트로비맙’은 이에 대한 효과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와 관련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용량 내에서는 중화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측돼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는 3월엔 투여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 FDA에서 긴급승인을 받은 항제치료제 ‘소트로비맙’, ‘카시리비맙+임데비맙’, ‘밤라니비맙+에테세비맙’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는데도 도입에 대한 구체적 검토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는 조속히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를 구입해 의료진이 환자의 예상되는 위험도에 따라서 빠르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야만 폭증하고 있는 코로나상황에서 사망자와 위증증 환자의 숫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