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가격, 1년간 두 배가량 상승우크라이나發 공급망 이슈도 악재자동차 소비심리 위축 우려도
  • ▲ 최근 니켈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 모습. ⓒ연합뉴스
    ▲ 최근 니켈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올해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데다 공급망 불안 이슈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가격은 지난해 3월 톤당 1만6000달러 수준에서 현재 3만3100달러로 두 배가량 상승했다. 리튬 가격도 같은 기간 톤당 약 1만3000달러에서 7만4000달러로 5배가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자동차 공급망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는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오데사 공장에서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네온, 크립톤 등을 생산하는데 전쟁 이후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공급 차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 수급난도 빨라야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거나 가동을 멈추는 방법으로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달 초 2분기 생산량을 20% 하향 조정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독일 공장 두 곳의 가동을 멈춘다고 발표했고 테슬라도 지난 28일부터 중국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BMW 중국 선양 공장도 지난 24일부터 일주일 간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반도체 부족으로 시작됐던 공급 문제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이 시작됐지만 올해 들어 가격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완성차 업체가 원가 상승을 100% 전가하기 어려워 업체들의 원가절감 성과에 따라 실적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최근 급등한 니켈 가격은 전기차 한 대당 1000달러 이상의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자동차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요 국가들이 확정적 재정정책과 저금리 기조로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이 유지되어 왔다”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도 선뜻 목돈을 써서 자동차를 구매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