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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KT 주주총회, '국민연금 반대·쪼개기 후원' 행사장 안팎 ‘시끌’

쪼개기 후원 무마위한 의결권 위임 강요 논란박종욱 대표 자진사퇴.. 국민연금 반대 여파행사장 정문 플래카드, 시위대 운집

입력 2022-03-31 11:38 | 수정 2022-03-31 11:38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KT가 31일 개최한 주주총회 현장은 행사장 안팎 모두 어수선했다. 행사장에서는 의결과정에서 고성이 오갔고, 밖에서는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가 경영진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총이 열린 우면동 연구개발센터는 KT새노조 측 기자회견이 열렸다. 새노조를 비롯한 시민단체 연대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은 이사회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시위대가 들고 있는 플래카드에는 ‘구현모를 징계하라’를 비롯해 ‘우리사주 의결권 위임 조직적 강요한 KT 규탄한다’, ‘국민연금, 미국SEC 과징금 75억원 처분 주주대표 소송하라!’ 등 문구가 적혔다. 이들은 구호로 “횡령 불법정치자금 구현모는 KT를 떠나라”를 외쳤다.

시위를 주도하는 김종보 변호사는 “KT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내부 컴플라이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해외부패방지법으로 처벌 받았음에도 내부 징계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남근 변호사는 미 과징금 부과에 대한 구상권을 경영진에 청구하고, 주주대표 소송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김남근 변호사는 “주주가치 훼손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예정인지 주총 행사장에서 질의하고, 이에 불응하면 경영임원들에 대해 주주대표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주주총회 이전부터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과징금 건은 국회의원에 이른바 '쪼개기 후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영진과 이사회가 상품권 깡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국회의원에 뇌물을 준 행위가 문제가 됐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직원 및 주주들에게 요구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도 문제가 됐다. 법적으로 의결권을 위임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강요'는 문제가 된다. 일각에서는 쪼개기 후원에 연루된 이사 재선임에 대한 반대 의견이 커지자 이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KT 주총 행사장으로 가는 길에는 동선 전체에 보안요원과 현장 스태프들이 배치되고 차량을 통제하는 바리케이드도 설치돼 삭막함을 더했다. 시위대 측의 날카로운 앰프 소리가 적막을 깼다.

행사장 밖에 앰프소리 뿐만 아니라 행사장 내부에서도 고성이 오갔다. 주가가 오르고 수익도 올랐으니 배당 실적을 기대하는 이들과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이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어수선한 가운데 주주총회 의결과정이 진행됐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처음 주주총회를 참석했는데 이런 분위기인지 몰랐다”며 “대표이사는 이미 짜놓은 각본대로 의결안 통과를 외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반대 의견은 묵살하는 등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경영진과 이사회의 책임과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며 “이게 제대로 된 주주총회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박종욱 대표이사는 전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공시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자진 사퇴했다.

주주총회가 끝나고 행사장을 나오는 길에는 보안요원들이 장사진을 쳤다. 행사장 밖으로 나가는 이사회 임원들의 차량을 엄호했다. 시위대는 앰프를 틀고 일부는 고성을 지르며 시위를 이어갔다.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김성현 기자 gfp@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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