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중요성 커지면서 기조 강화배당성향 확대·전자투표제 도입 등 "주주보호 자본시장 핵심…더욱 강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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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주요 상장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주주친화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주총에서 현금배당 상향, 전자투표제 확대 도입 등 더욱 강화된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 커지면서 주주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영향이다. 실제 유수의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의사를 결정할 때 주주 권익 보호를 G(지배구조)에 포함시켜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이 주주친화적 시장환경 확보를 공표함에 따라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새 정부 기조에 발을 맞추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물적분할 요건 강화, 주주 보호대책 제도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주요 기업별로 살펴보면 한화는 모든 상장회사가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 그룹 차원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신경 쓰고 있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2월에,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24일 각각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공표한 바 있다. 헌장은 주주의 권리 보장 강화,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확립 및 ESG 중심 경영 강화 등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공통적으로 헌장의 제일 첫 번째 장에 주주를 다뤄 한화의 주주권리 보장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한화는 주주 권익 보호와 주총 활성화를 위해 그룹 내 7개 상장계열사(㈜한화·한화솔루션·한화생명보험·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의 주주총회 날짜를 분산개최하고 있다. 더불어 개인투자자 참여 활성화와 소액주주의 주총참여를 끌어올리고 주주권리 강화를 위해 상장계열사 모두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특히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투자증권 등 4개사는 선제적으로 2017년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 운영해오고 있다. 

    롯데는 ESG경영이 강화되기 전인 2015년부터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경영투명성 확립과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2017년에는 지주사전환을 앞두고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롯데쇼핑 등 상장 4개사의 배당을 점진적으로 상향,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 수준까지 향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8년에는 롯데지주 자기주식을 10% 소각하며 주주가치를 개선했고 이듬해에는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 했다. 지난해부터는 롯데지주·롯데제과 등 주요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도 도입했다. 

    롯데는 올해부터 더욱 주주친화 기조를 확대한다. 지난 25일 롯데지주 정기 주총에서 이동우 대표이사는 주주들의 질문을 사전에 파악하고 프레젠테이션으로 답변하는 등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는 기업가치를 올려 주주 이익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도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지난 정기 주총보다 미래사업전략을 주주들에게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CJ 또한 올해부터 CJ㈜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의 주당 배당금을 모두 상향하는 등 적극적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의 경우 2019년 3500원에 불과하던 배당금을 지난해 5000원으로 크게 늘렸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식품업계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시행하고,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 앞서 CJ㈜ 또한 지난 2020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2020~2022 사업연도 배당정책’을 통해 해당 3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70% 이상 배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J는 2018년부터 상장사의 주총을 분산개최하고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CJ그룹은 2018년 CJ대한통운과 CJ씨푸드에 대해 처음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2019년 CJ㈜, CJ제일제당, CJ CGV, 2020년 CJ ENM, CJ프레시웨이, 스튜디오드래곤 등 전 계열사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완료했다. CJ는 앞으로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통한 경영목표 달성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은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높은 배당금을 책정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배당금을 확대해왔고, 지주사 분할 이후에도 높은 배당으로 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해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함에 따라 ㈜효성은 6500원, 효성티앤씨는 5만원, 효성첨단소재 1만원의 배당금을 각각 주주에게 환원했다. 이들 3사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 합계는 약 3898억원에 달한다. 

    또한 효성은 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안건 심의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최소기준인 2주보다 긴 17일~22일 전 정기 주주총회 공고를 시행하고 있다. 의결정족수 확보와 주주의결권 행사 편의를 위해 주주총회집중 예상일이 아닌 날에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밖에도 효성은 매년 정기적인 실적 발표는 물론 국내, 아시아 지역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NDR)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높아지는 주주들의 정보 요구 수준에 맞추고 이해 및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IR 자료를 제공한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보호가 자본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어 기업들의 긴장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배당금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