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플레이션 방어 위한 고강도 긴축 예고 증시 부담매크로 이슈가 시장 상승 제한…어닝 서프 기대되는 실적주가 답전망치 상향 조정 업종, 에너지·보험·필수소비재·IT하드웨어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공격적인 통화 긴축정책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의 긴축정책이 시장 예상보다 강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증시 발목을 잡고 있는 구간에서 믿을 건 실적뿐이라고 조언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1.44% 내린 2700.39에 마감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1조7632억원, 1조312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긴축 행보에 따른 영향이다. 

    지난 6일(현지시각) 공개된 3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회의 참석자들은 중앙은행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 규모를 월 950억달러 한도 내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7~2019년 진행한 월 500억달러와 비교해 2배에 달한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과거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긴축에 나선다는 점에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모습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연준이 긴축 정책을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강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시장에서 주식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3월 물가‧소비지표가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미 노동부는 오는 12일 3월 CPI를 발표한다. 블룸버그는 3월 CPI가 전년 동기보다 8.4%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증시의 추세적 하락을 우려하진 않는 분위기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긴축 우려, 중국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강화 등 악재가 불거졌으나 경기와 실적에 대한 공포가 확산될 시기는 아니다"며 "단기간에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증시는 전저점 위에서 숨고르기를 하며 경제지표 개선 여부를 확인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각종 매크로 이슈가 시장 상승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주목할 것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실적주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빅스텝에 대한 우려와 시장 금리 속등,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구간에서 믿을 건 실적 뿐"이라며 "시장이 하락세이더라도 좋은 주식은 많기 때문에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높은 개별 실적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는 1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치를 조정하며 옥석가리기에 한창이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5조8000억원에서 57조1000억원으로 2.4% 올려잡았다. 에너지, 보험, 필수소비재, IT하드웨어, 운송 업종의 전망치는 높였지만 자동차, 화학, 화장품·의류 등은 낮췄다. 

    김영환 연구원은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들의 실적 전망을 상향했다"며 "공급망 차질 혹은 중국 경기와 관련된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는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외 주주친화 정책 등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요구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실적 공개를 시작하지만 웬만한 어닝 서프라이즈로는 주가가 오르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다만 개별 기업들이 앞으로 배당을 더 하겠다거나 자사주 매입을 더 하겠다는 발표가 있으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